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세워진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축복식이 로마 현지 시각으로 16일 오후 4시 30분(한국 시각 오후 11시 30분)에 거행된다.
동양, 그것도 한국의 성인 성상이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되는 건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당일은 성인이 순교한 지 꼭 177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성상 축복식은 대성전 수석 사제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다. 축복식에 앞서 오후 3시(한국 시각 오후 10시)에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주례로 대성전에서 성상 설치 기념 미사가 봉헌된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염수정 추기경,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부산교구 신호철 주교, 전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가 참석한다.
한국 주교회의는 2021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마무리하며 이를 기억하기 위해 성상 제작에 임해왔고, 지난해 추계 정기총회 결정에 따라 16개 교구가 성상 제작비를 함께 지원했다.
조각가 한진섭(요셉) 작가가 제작한 성상은 높이 3.70m, 가로 1.83m, 세로 1.2m의 비앙코 카라라 대리석으로, 지난 5일 대성전 우측 외벽에 설치 작업을 마친 상태다.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부드러운 곡선과 볼륨이 강조됐으며, 두 팔을 벌려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사제의 모습으로 표현됐다.
이날 축복식 거행 전인 오전 10시에는 주교들과 함께 공식 순례단, 로마 거주 한국인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특별 알현하고, 한 작가가 별도로 제작한 성 김대건 신부 성상 모형 원형을 교황에게 선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