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새남터본당은 16일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 손희송 주교 주례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일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주관으로 김대건 신부의 1846년 당시 순교 당일인 9월 16일에 봉헌됐다. 이날은 특별히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김대건 신부 성상 축복식도 거행된 날이어서 함께 기념하며 의미를 더했다. 미사에는 성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신자가 참여했다. 신자들은 김대건 신부의 순교 정신을 새기고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거룩한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손희송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김대건 신부님이 순교하신 날, 그분이 순교하신 바로 그 장소에서 현양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깊고, 또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성인을 기렸다. 손 주교는 김대건 신부의 스물한 번째 서한인 마지막 회유문을 언급하며 “김대건 신부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굳건히 의지하면서 믿음을 위한 투쟁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늘의 시민으로 살면서 세속과는 다르게 구별되게 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재차 일깨웠다.
손 주교는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가 있게 된 것은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순교자의 굳건한 믿음, 목숨까지 기꺼이 내어놓는 용맹한 신앙 덕분”이라며 “그분들의 굳은 믿음과 용맹한 신앙은 우리를 통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교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기도하고 하느님을 믿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세상과는 다르게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김대건 신부님과 순교자들을 현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하고, 결심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 은총을 구하고 순교자들의 전구를 구하자”고 기도했다.
새남터본당 주임 백남일 신부는 “올해부터 함께하는 9월 16일 김대건 신부님 순교 기념일을 신자들과 함께 열어가고자 한다”면서 “새남터성지에서 순교하신 분들의 순교정신을 많은 사람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도와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 앞서 새남터성당에서는 성극 고 우르슬라(김대건 신부의 어머니)전이, 미사 후에는 순교자 현양 칸타타가 공연돼 우리 성인과 순교자를 기리는 시간을 보냈다.
새남터성지는 1846년 9월 16일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곳으로, 김대건 신부를 포함해 중국인 주문모 신부, 조선교구 제2대 교구장인 앵베르 범 라우렌시오 주교, 「기해일기」를 작성한 성 현석문 가롤로 등 11명이 순교했다. 새남터본당은 앞으로 해마다 김대건 신부 순교일인 9월 16일 김대건 신부 현양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