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대회 7~12일 자카르타대교구서 열려, 4회 대회 개최국 대한민국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에 참여한 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박민서 신부 제공
제4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가 2026년 한국에서 개최된다. 7~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 주최로 열린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에서 차기 대회 개최지로 한국이 결정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대회는 ‘사명과 협력’(Mission and Collaboration)을 주제로 자카르타대교구 사마디 피정의 집에서 개최됐다.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3개국 150여 명의 농인이 참여했다. 한국 교회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농인(청각장애인) 사제인 박민서 신부를 포함해 신자 35명이 참여했다.
자카르타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추기경은 8일 봉헌한 환영 미사에서 “이번 대회가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모두에게 포용적이고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며 연대를 통해 성장해 공동선을 실천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 찰스 마웅 보(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추기경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성경에서 예수님께서는 귀가 있음에도 듣지 못하는 이들을 안타까워하셨지만, 여러분은 마음으로 들을 수 있기에 여러 면에서 축복받았다”면서 “마음에는 눈이 있고 귀가 있기에 여러분은 사랑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는 예수님을 따라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섬겨왔다”며 “고난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여러분의 믿음과 인내가 교회에 큰 증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미사 후 자카르타 내 인도네시아 독립기념탑과 인도네시아 교회 역사관, 민속촌 등을 견학했다. 아울러 농인 신자들은 비장애인 신자들과 함께 본당의 모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의 사목적 배려를 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수어와 문자 통역 등이 적극 제공돼야 한다는 내용의 강의를 함께 들었다.
10일에는 13개국 대표들이 모여 ‘아시아 가톨릭 농인협의회’ 설립 준비를 위한 회의도 열었다. 각국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2026년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 개최지로 한국을 선정했다. 박민서 신부는 “개최지 결정 이후 다른 나라 신자들이 많이 축하해줬다”면서 “2026년 한국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 개최 소식을 기쁘게 나누고, 앞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마지막 날인 12일 파견 미사는 인도네시아 수어 미사로 봉헌돼 많은 인도네시아 농인 신자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