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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명진 상장례 강사, "미사는 가장 큰 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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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CPBC 뉴스 
진행 : 이혜은 앵커 
출연 : 박명진 시몬 /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상장례 강사   

[앵커] 이번 주 목요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추석날 차례를 지내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천주교 신자들이 차례 또는 제사상을 차릴 때 주의할 점이 있다고 합니다.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상장례 강사이신 박명진 시몬님 스튜디오에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강사님 안녕하세요?

▷ 천주교 신자들은 차례나 제사상을 차릴 때 방을 쓰는 것이 안 된다고 하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건지요? 

▶ 유교의 사생관(死生觀)에 의하면, 어머니 뱃속에서 혼(魂)과 백(魄)이 만나 사람이 되어 살다가 병들거나 나이가 많아 죽으면 혼과 백이 나뉩니다.

이렇게 나뉜 혼은 하늘로 가고 백은 땅으로 가는데, 하늘을 떠도는 혼이 의지할 수 있는 의빙처(依憑處)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장사를 치를 때 밤나무로 만든 위패(位牌)라고도 하는 신주(神主)를 사당에 모십니다.

그러다가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신주를 사당에서 가져오고, 신주가 없으면 지방(紙榜)을 써 놓습니다.

그러면 조상신이 내려오셔서 신주나 지방에 의지해 후손이 차린 음식을 흠향(歆饗), 즉 드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의 영혼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거나,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 위해 정화(淨化)하고 있으므로 차례나 제사상으로 내려와 지방에 의지해서 후손이 차린 음식을 드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일부 개신교 신자들 중에선 제사를 지낼 때 절을 하지 않기도 하는데, 천주교 신자들은 절을 합니다. 왜 그런 차이가 있는 걸까요?

▶ 우리 천주교는 산 사람에게 정중하게 예의를 표시하는 방법의 하나로 절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시신(屍身)이나 무덤 앞에서 그리고 제사를 지내면서 절하는 것은 미신 행위로 보고 엄격하게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1939년 12월 8일에 교황청이 '중국 의례에 관한 훈령'을 반포한 이래로 제사를 거행하면서 절을 하고 안 하고 하는 문제는 개인의 자율에 맡겼습니다.

하지만 한국 개신교는 제사를 지내는 것과 절하는 것을 여전히 미신으로 보는 교파가 있어서 절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 추석 당일 본당에선 합동위령미사를 봉헌합니다. 미사 전후로 연도도 바치는데요. 연도의 의미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연도는 연옥도문(煉獄禱文)의 준말이고, 도문(禱文)은 오늘날의 용어로 호칭기도입니다. 따라서 연도라는 말은 연옥 영혼을 위해 바치는 호칭기도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호칭기도뿐 아니라 연옥 영혼을 위해 바치는 기도라는 넓은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따라서 돌아가신 부모님을 비롯한 조상님들을 추모하는 명절에도 그분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이 연도를 '위령기도'라고 합니다.


▷ 부모님께 드리는 가장 큰 효도가 미사라고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나 살아계신 분이나 모두에게 마찬가지인데요. 미사의 의미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교회는 이승에서 착하게 살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복되게 마무리하는 죽음을 선생복종(善生福終)이라고 하는데, 이 말을 줄인 선종(善終)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주님 품으로 돌아가신 분들은 하늘나라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립니다.

지난날에는 이런 분들을 천상교회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으로 살다가 돌아가셨지만,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 위해 정화(淨化)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을 연옥교회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 세상에서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면서 하늘나라로 향해 가는 나그네인 우리를 지상교회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들은 각각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사랑 안에서 여러 단계와 방법으로 친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 딸린 이들은 성령 안에서 하나의 교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에페 4, 16 참조). 그러므로 우리는 연옥 영혼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면서 성모님과 성인들에게 연옥 영혼들과 우리를 위한 전구(轉求)를 부탁합니다.

모든 미사 봉헌은 교회를 위하여, 그리고 그의 모든 지체(肢體)인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하여 거행하는 가장 완전한 제사(祭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부모님의 영혼 구원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는 것보다 더 고귀하고 큰 효도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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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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