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CPBC 뉴스
진행 : 이혜은 앵커
출연 : 이레지나 레지나 / 서울부부가족치료상담연구소장
[앵커] CPBC뉴스는 어제에 이어 명절 특집 초대석을 이어갑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추석에 다투기라도 한다면,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의 의미가 퇴색될 텐데요.
어떻게 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 서울부부가족치료상담연구소장이신 이레지나 교수님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부부 그리고 가족들이 서로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대화의 비결이 있다면서요?
▶ 대화라는 것을 결국 소통인 거고 서로 잘 연결돼야 하는 거잖아요. 말을 할 때 남이 좋아하는 말을 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또 남이 말할 때 잘 들어주는 것, 이 두 가지 능력이 다 필요한데요. 일단 나에게 잘 들리는 이야기는 긍정적인 이야기겠죠. 칭찬해주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주고 존중해주고 이런 이야기는 잘 들릴 거고, 비난하는 이야기 뭔가 어떤 일을 했는데도 평가절하된다든지 이런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겠죠.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써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추석 명절엔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오해를 한다든지 해서 감정이 상하고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 명절을 맞으실 때 어르신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시냐면 ‘아이들이 오면 내가 좋은 이야기를 해줘야지’ 이런 마음을 가지시는데 그 마음, 의도 자체는 굉장히 좋은 거예요. 그런데 사실 심리학적으로 보면 내가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보다 내가 많이 들어주는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는 거죠. 그래서 온 가족이 한 번 이번에 만나면 찾아오는 가족들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올까하고 기다리는 마음, 잘 들어주는 마음 이런 마음으로 하신다면 오해도 적어지고 또 상대가 더 많이 이야기하는 만큼 그러니까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더 생길 것 같아요.
▷ 오해와 묵은 감정이 오래 남아 있어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 가족이나 친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네. 가족이라고 해서 가깝고 소중한 사람이긴 하지만 갈등이 없을 수는 없죠. 갈등이 없다는 것 자체를 바라는 것이 무리일 거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소원해지기도 하고 좀 안 만나고 싶기도 한데 너무 그것에 대해서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우리가 관계에 있어서 정말 필요한 부분은 정말 반대되는 개념인데 친밀감도 있어야 되고, 거리감도 있어야 돼요. 그래서 만약 지금 힘든 상황이라고 하면 지금은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고 천천히 마음이 좀 풀릴 때 천천히 다가가셔도 충분히 좋은 관계로 회복하실 수가 있을 것 같아요.
▷ 상담이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부부나 가족이 있을 수 있는데요. 상담이 필요한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요?
▶ 저희가 상담이 필요하다,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기준점을 어디다 세우냐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때’, 이럴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돼요. 그냥 조금 불편한 정도고 조금 마음을 삭이면 되는 정도면 스스로 노력을 통해서 회복을 하시면 되는데, 이게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고 한다면 빨리 전문가를 찾으셔야 돼요. 트라우마가 아주 깊다든지 아니면 가족 관계 내 안좋은 패턴이 대물림되고 있다라든지 그럴 경우엔 심리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을 거고 요즘 가족치료도 많이 발전해서 단기로 이뤄지기고 하고 원하시면 장기로도 이뤄지는데 일단은 전문가를 찾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앙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같은 신앙을 갖는다는 것, 대화나 관계에 큰 도움이 되겠죠?
▶ (신앙을) 잘 이용하면 정말 편안한 도움이 되고, 잘못 이용하면 이 삼각관계가 굉장히 갈등관계로 안 좋은 역동이 될 수도 있는데 긍정적인 차원에서 본다고 한다면,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나는 너를 믿어, 너는 잘 할거야’ 이런 것보다 ‘아 나는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이 널 정말 잘 보살펴주실 거야 그래서 엄마는 너무 마음이 편안해’라고 한다면 훨씬 더 힘이 있는 거죠. 좋은 삼각관계는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역동보다 조금 더 안정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의지하는 것, 그리고 인간의 마음은 왔다 갔다 하지만 하느님의 마음은 왔다 갔다 안 하잖아요. 조금 더 편안하게 절대적인 안정, 절대적인 신뢰 이런 것들을 경험하시는 게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녀와의 대화를 어려워하는 부부가 많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자녀와 대화하면 좋을까요?
▶ 자녀와의 대화를 어긋나게 하는 것이 뭐냐면 (부모나 어른들이) 너무 주려고 하세요. 너무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교육하시려고 하시면서 심리가 필요한 부분들을 해치고 있는데 심리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뭐냐면 존중, 인정, 사랑, 자율성 이런 것이거든요. 자녀들이 부모와의 대화에서 내가 존중받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엄마로부터 인정이 되고 같이 좋아하신다 사랑받는다면 아이들이 부모에게 다가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너무 주실 생각, 본인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사랑을 너무 그들의 방식으로 주실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아, 우리 아이는 뭘 원할까?’ ‘뭘 할 때 신나 할까?’ ‘어떤 꿈이 있을까?’ ‘지금 얼굴을 보니까 어떤 감정일까?’ 이런 식으로 관심을 주시고 자녀가 스스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귀 기울여주시는 게 최고의 모습일 것 같아요.
▷ 네, 우리가 자녀와 대화할 때 너무 주려고 할 때 문제가 될 때도 있다, 거기에도 또 친밀감과 거리감이 상존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오늘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교수님의 표정과 또 목소리 톤을 들어보면 참 편안해집니다. 대화의 팁을 참고해보시고 싶은 분들은 교수님의 오늘 인터뷰를 참고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