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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스의 성자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3)

[월간 꿈 CUM] 거룩한 사람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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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성체의 성인’ ‘고해소의 성인’ ‘본당신부들의 수호 성인’의 씨앗이 뿌려졌다. 비안네가 보좌신부가 된 것이다. 29세. 동년배들보다 3~5년 늦은 서품이었다.

하지만 교구에선 아직도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사제품은 인정했지만 고해성사 집전권은 유보했다. 그래서 영적 스승인 발레 신부는 비안네의 고해성사 집전권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비안네 신부가 하루라도 빨리 신자들의 영혼과 마주 앉아 그들을 치유해 줄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결국 1~2년 유보될 것으로 예상됐던 비안네 신부의 고해성사 문제는 발레 신부의 노력으로 의외로 수개월 만에 해결될 수 있었다.

첫 고해자는 발레 신부였다. 발레 신부는 모든 사람이 “포기하라”고 했지만, 비안네 신부의 성덕을 믿었다. 그리고 가르쳐도 알아듣지 못하는 ‘속 터지는 제자’를 끝까지 믿고 이끌었다. 발레 신부가 없었다면 비안네 신부도 없었다. 고해성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이제서야 하느님의 뜻이 우리 안에서 이뤄졌다”고 감격해 했다. 함께 무릎을 꿇고 십자가 앞에서 오랜 시간 기도했다. 서로 두 팔 벌려 안고 울었다.

비안네 신부가 아름다운 영혼을 소유했고, 또 신심이 깊다는 소문은 이미 사제가 되기 전부터 인근 지방에 널리 퍼져 있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비안네 신부의 고해소 앞에 줄을 섰다. 비안네 신부는 소위 ‘인기짱 보좌신부’였다.

비안네 신부가 주관하는 교리교육에 대한 신자들의 호응도 컸다. 비안네 자신이 공부 때문에 힘들어 했던 경험이 있다. 당연히 비안네 신부는 더딘 학습 진도를 보이는 신앙인들을 한없는 인내와 온화함으로 대했다. 강론은 짧고 명쾌했다.

그리고 비안네는 가난했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 대부분을 가난한 이들과 나눴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비안네는 낡은 수단을 입고 있었다. 동료 사제들과 신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신부님, 수단이 낡았습니다. 새 옷을 사서 입으세요”라고 말했다. 비안네는 어쩔 수 없이 새 수단 하나를 장만했다. 그런데 그날 가난한 한 여인이 찾아와 도와달라고 했다. 비안네는 즉시 수단을 구입한 곳에 가서 돈을 돌려 받아 여인에게 주었다. 비안네 성인 전기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비안네가 평생 새 수단을 입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비안네는 또 공동체의 회심을 위해 자주 금식 고행을 했고, 매일 긴 시간 동안 성체 앞에서 기도했다. 신자들이 단식 등 고행을 즐겨하는 비안네 신부에게 “몸을 돌보아야 한다”며 걱정할 정도였다.

이러는 가운데 비안네에게 큰 슬픔이 찾아온다. 1817년 겨울, 66세의 발레 신부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잘 있어! 용기를 내. 미사 때 나를 꼭 기억해 줘.”

그렇게 발레 신부는 비안네 곁을 떠났다. 발레 신부는 비안네를 정확히 보았고, 비안네를 가르쳤고, 사제직으로 인도했다. 비안네가 좌절할 때마다 발레 신부는 옆에 있었고, 비안네와 함께 걸었다.

비안네는 이제 혼자가 됐다. 이 시점에서 교구는 비안네 신부를 본당 주임신부로 발령한다. 부임지는 ‘아르스’였다. 비안네는 마차에 옷 몇 벌과 발레 신부가 남긴 책들을 싣고 첫 부임지로 향했다. 1818년 2월 9일이었다.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1786년 출생, 1859년 선종. 본당 신부들의 수호성인. 축일은 8월 4일. 아르스의 본당 신부. ‘성체의 성인’ ‘고해소의 성인’으로 불리는 성 요한 비안네는 모든 본당사제들의 귀감이다. 그는 사목업무의 활력을 매일의 미사성제와 성체 대전에서 머무는 긴 시간의 기도를 통해 얻었으며, 그 은총을 통해 본당 공동체의 쇄신과 신자들의 재복음화를 이뤄냈다.
글 _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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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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