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집 밖에 나오기 싫어하던 은둔형 외톨이였습니다. 그런 제가 이제는 매 주일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여하고, 기도도 드립니다. 이 자체만으로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청년의 진심 어린 목소리로 털어놓은 이야기에 좌중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9월 21일 인천교구청에서 열린 ‘시노드 순환을 위한 경청 모임’ 풍경이다. 모든 교구민이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에 용기를 내 참석한 정 요한씨는 신앙의 힘으로 삶이 변화한 과정을 고백했다.
“저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은둔 생활을 하다가 26살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더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교회라면 따뜻하게 받아줄 것 같았죠.”
그러나 정씨는 세례를 받고 금방 냉담에 빠졌다. 3년 뒤 큰 시련을 겪은 정씨는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다시 성당을 찾았다. 제대로 다녀보고 싶었다. 단체를 추천받아 곧장 가입했다. ‘성모님의 군대’ 레지오 마리애였다. 레지오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한 그에게 오래 기도하는 것은 무척 어색했다. 그런데 적응하기도 전에 코로나19가 터졌다. 6~7명 되던 단원이 반 토막 났고, 정씨는 얼떨결에 간부가 됐다.
부담스러워 관두고 싶었지만,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주일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정시 출근’하듯 절로 성당으로 향한 것이다. 모두가 성실히 활동하는 정씨를 좋아했다. 그 덕에 전례 봉사까지 맡게 됐다. 그는 성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님을 향한 믿음이 확고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마쳤다. “제 인생 자체가 신앙의 증거이고, 주님을 체험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