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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북 성사되면 한반도에 어떤 일이 생기나

한국교회사연구소 ‘Hello 대한민국, Hello 교황청’ 지상 중계 (3) 한반도 평화와 교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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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프로젝트

교황의 북한 방문은 그 자체로 기적인 동시에 동북아시아 외교의 지축을 뒤흔들 대형 사건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3~7월 중 북한을 찾을 계획이었다. 그 배경에는 △교황의 강력한 방북 의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상 최초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북미 관계 급진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가 있었다.

교황은 2018년 2월 신임장을 제정한 이백만 제15대 주교황청 한국대사에게 처음 방북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하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후 교황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이 급진전됐다. 2018년 12월 교황청 산하 국제자선기관 산에지디오(Sant‘Egidio) 공동체의 임팔리아초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자 헌법상 정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영접하기도 했다.

교황은 방북에 있어 기존 사목 방문의 복잡한 의전, 즉 관행을 넘어서라고 지시했다. 이에 교황청은 평양에서의 교황 영접을 북한에 맡기기로 했다. 원칙은 평양교구장 서리인 서울대교구장이 영접해야 한다. 교황청은 한국 정부와 교회에 직접 나서지 말라고 당부하며 평양과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창구를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비한국인 사제가 상주하는 평양교구 부활도 추진했다.

그런데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는 ‘노딜’로 끝나버렸다. 북한은 대외관계를 전면 폐쇄했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발생하면서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백지화됐다.


교황 방북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2020년 11월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다. 교황청과 한국은 교황 방북 프로젝트가 다시 불붙길 기대했다. 2021년 10월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교황은 문재인·바이든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2023년 3월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교황청을 방문해 방북을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교황의 방북 의지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아직 카드는 살아있는 셈이다. 교황은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참석차 방한하면서 북한 방문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첫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성직자부) 추기경이 교황 특사로 평양에 파견될 가능성도 있다.

 
이백만 대사가 '한반도 평화와 교황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교황 방북의 의의

교황 방북은 북한이 외교 고립을 탈피하고 정상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초청 의사를 전한 이유도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하기 위해서였다. 체제 안정을 위한 국내 선전 목적도 있었다. 반면 교황 방북은 개방, 즉 ‘자유의 바람’과 가톨릭 열풍을 불러와 체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 북한 지도자에겐 ‘양날의 칼’인 셈이다.

교황에게 방북은 ‘평화의 사도’라는 사명을 실천할 기회다. 마지막 냉전 지역이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에서다. 앞서 냉전적 대립을 이어오던 미국과 쿠바가 2015년 국교 정상화에 성공한 배경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재가 있었다.

방북이 성사되면 교황은 또 한 번 ‘다리를 놓는 사람(Pontifex)’으로서 평양과 서울, 평양과 워싱턴을 잇는 평화의 다리를 건설하게 된다. 이로써 북한 체제 개방의 물꼬를 트고, 마지막 냉전 지역인 한반도를 동북아시아 선교 전진기지로 삼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한국에 교황 방북은 남북관계 개선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백만(요셉, 전 교황청 한국대사)

정리=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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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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