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을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 친환경 기술 개발 유도
교황청 인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모습. OSV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가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1회기를 앞두고 총회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상쇄 방안을 공개했다. 5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정기총회에 참여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기로 한 것이다.
교황청은 9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기총회에서 발생하는 잔여 탄소 배출량(탄소발자국)을 상쇄하는 방안을 마련해 세계 창조보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회칙 「찬미받으소서」 후속편을 통해 공개할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라는 한 가르침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의 탄소 배출 상쇄 계획의 핵심은 생태 기술 투자를 통한 탄소 크레딧(탄소배출권) 생성이다. 탄소 크레딧은 줄인 탄소 배출량과 탄소 제거ㆍ흡수 프로젝트를 통한 탄소 생성 흡수량 등을 유가증권화해 주식처럼 거래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배출권을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 친환경 기술 개발 활성화를 유도하는 일종의 증권 시장이다. 교황청은 정기총회 참석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발자국(제품 및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을 일부분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타지역 혹은 타국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여 전 지구적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를 위해 교황청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SOS플래닛 재단’과 친환경 기술 회사인 ‘라이프게이트’ 등과 협력해 나이지리아와 케냐에 생태 친화적인 조리용 스토브와 최첨단 정수 기술을 보급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목표다. 교황청은 “프로젝트는 현지 지역 사회가 참여한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의 삶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결합한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바이오매스 사용 등으로 악화한 현지 여성과 어린이의 호흡기 건강 문제를 개선하고, 대기질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탄소 크레딧을 재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계획에 포함됐다. 교황청은 “탄소배출권 재판매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후 생태 친화적인 기술의 생산과 유통, 유지보수에 참여하는 현지 파트너를 지원하는 데 교황청이 재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생태 친화적 기술의 지속가능성 역시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