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면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가면서 늘 “하느님, 어떻게 해야 당신이 기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을 삶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께 묻고, 주님의 음성을 매 순간 듣는 삶이 신앙생활이고 그 신앙생활을 통해 하느님을 증거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복음화입니다.
매 순간 하느님께 묻고, 응답을 들으며 살아가다 보면 감사할 일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심지어 삶 자체에 대해 감사하게 됩니다. 감사하면 행복해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서 기뻐하실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바로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 나오는 대로 ‘하느님께 드리는 거룩한 산 제물’의 삶입니다.(로마 12,1 참조)
지금 당신은 매일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바쁘게 허둥대고, 직장에 가고, 그렇게 의미 없는 하루를 살아갑니까? 아니면 일어나자마자 “주님 오늘 하루를 당신께 봉헌합니다”라고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합니까?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심지어 신앙인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정신없이 살아갑니다. 뭐가 그렇게 정신이 없는지,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정신과 영혼이 온통 그리스도께 빠져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쓸데없는 곳에 온통 정신이 팔려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영적인 욕심, 영적인 교만, 무지에서 오는 교만은 대책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의 특성 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순수함 등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제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항상 부모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봅니다.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때 하느님께 질문을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내 판단으로 내 생각대로 움직입니다. 그러다 보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집니다. 우리는 너무 분주합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합니다. 이 일도 벌여 놓고, 저 일도 벌여 놓습니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몸만 바쁘고 말이죠. 몸만 바쁘게 돌아가는 그런 생활을 이제 멈추어야 합니다.
글 _ 정치우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정치우는 ‘복음화’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90년대 초, ‘세계 복음화 2000년’이라는 화두를 한국 교회에 던졌다. 가톨릭 평화방송 TV에 출연, ‘정치우의 TV 복음화학교’라는 제목으로 48개의 강의를 진행했으며,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를 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길이 있어 걸어갑니다」, 「위대한 기적」, 「위기의 대안으로서의 평신도 영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