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뉴스
○ 진행 : 이혜은 앵커
○ 출연 : 정찬남 / 한국여성생활연구원장
[앵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여성들에게 45년째 한글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한국여성생활연구원'인데요.
한글날을 맞아 정찬남 모니카 원장과 함께 45년째 진행하고 있는 문해 교육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어서오세요.
▶ 안녕하십니까.
▷ 문해 교육이란 게 뭔지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문해 교육이 뭔지 먼저 설명해주시겠어요.
▶ 네. 사실은 문해 교육이라는 용어가 아마 쉽게 다가가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옛날에 그 문맹자를 위한 한글 교육 같은 걸 초기에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제 문해라는 거는 문자 해독 교육을 줄여서 말하는 건데 옛날에는 한 50년 전만 해도 한글을 읽거나 쓰거나 또 셈할 줄 아는 그런 정도면 문맹자를 이제 피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 용어가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30년 전부터 1990년부터 그 교육을 문자 해득 교육으로, 긍정적인 표현으로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법도 문해 교육으로 돼 있습니다.
▷ 지난 45년간 연구원에서 한글을 깨치고 배움의 즐거움을 맛보신 분들이 대략 얼마나 되나요?
▶ 네. 지금 한 45년 세월이 됐고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요즘에 와서는 수를 셈하진 않았지만 한 4~5만 명 정도 거쳐갔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확한 수는 아니지만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연간 한 천 명 정도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많으실텐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 사실은 그때 그 아가씨들을 중심으로 해서 교육을 했기 때문에 참 10대 때 초등학교도 못 나온 학생들이 저희들이 처음에 모르고 중학교를 시작했는데 그때 같이 공부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나이가 60이 넘어서 지금 사회 활동하는데 그렇게 배워서 이제 사회에서 기술도 배우고 해가지고 지금은 이제 자기 사업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학생이 있어요. 자랑할 만한 학생이고 이제 도배 기술을 배워가지고 도배를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요. 이제 하나의 예를 든다면 그렇고요.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최고령 졸업생이 누구인지 혹시 기억나세요?
▶ 네. 저희들이 이제 만난 학생 중에는 최고령이 89세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른은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 배움을 하기 위해서 무척 애를 쓰고 정말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방을 메고 와서 공부를 하셨습니다.
▷ 한국여성생활연구원에서 한글 교육을 받으면 학력인정이 되는 건가요?, 얼마동안 배워야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나요?
▶ 네. 지금 사실 평생학습 사회가 돼서 글을 배운 사람들도 항상 검정고시를 봐야만 됐거든요. 이제 2007년도 평생교육법에 이 어른들을 위한 수가 굉장히 그러니까 성인 인구의 한 20 정도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볼 그런 문제는 아니고 해서 어른을 위한 초등학교 중학교를 평생교육법에 넣게 됐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는 3년, 이제 길게 하면 3년이고 중학교도 3년이에요. 그런데 이제 초등학교는 1년에 한 240시간 정도 공부하시면 되고요. 일주일에 3번, 2시간에서 3시간 정도고요. 중학교는 이제 450시간 정도, 연간 공부하면 정확한 학력을 받고 그다음 단계를 갈 수가 있습니다.
▷ 한글 깨친 것을 계기로 공부를 더 하시거나 새로운 인생을 사시는 분들도 계신가요?
▶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 처음에 올 때는 읽을 수만 있으면 하고 왔다가 쓰고 싶어 했고 또 쓰고 난 다음에는 그래도 초등학교라도 졸업하면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초중고대까지 나온 학생도 있습니다. 아주 이제 드물긴 하지만 대학도 졸업하고 올해도 이제 3명이 대학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초등부터 시작한 사람도 있고 중학교부터 시작한 사람도 있고 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해서 대학에 들어간 사람도 있고 조금 다양합니다.
▷ 45년이란 세월 동안 문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물론 이제 그래도 신앙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었고요. 자라났었을 때 항상 더불어 살아가야 된다는 부모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제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되고 또 긴 시간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하느님이 이끌어주신다는 생각 하에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 이제는 100세 시대인데요. 한글을 깨치고 싶은데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분들게 응원의 말씀 전해주시면요?
▶ 네. 사실은 저희들이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70세를 넘기기가 어렵다 그랬는데 그때도 이렇게 저기 고연령 시대가 온다 막 이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제가 그 사이에 들어가고 120세까지 산다고 할 때 모두 다 웃었는데 정말 그야말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니까 과거에 우리가 정말 아픈 역사가 있잖아요. 어른들이 공부하고 싶어도 못 했고 또 특히 여성들은 공부를 시키지도 않았고 가정 경제상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었는데 이분들이 지금이라도 이제 펼쳐져 있는 많이 변화된 사회 안에 기본 학력은 갖춰야만 디지털이라든가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늦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80이 돼서 시작하셔도 되고 100세도 시작하시면 되니까 정말 하느님이 주어지는 삶의 시간까지 최대한 기초 교육을 통해서 세상을 다시 보고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 한글날을 맞아 45년 간 문해 교육을 진행하고 계시는 한국여성생활연구원 정찬남 모니카 원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