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토마스연구소(소장 이재룡 신부)가 17일 오전 11시 원주교구 배론성지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라-한(羅韓) 사전」 배론봉정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후 12시부터는 조광(이냐시오)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라-한 사전」의 역사적 의미’를 주제로 특별 강연도 펼칠 예정이다.
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이재룡 신부는 “배론성지는 푸르티에ㆍ프티니콜라 신부가 오랜 숙원이던 「한중라 사전」과 「라-한 사전」을 제작하다 붙잡혀 순교하신 역사가 있는 땅”이라며 “까마득하고 아둔한 후배와 동료들이 자격은 모자라지만 용기를 내어 역사상 최초로 그리스도교 중세 문명을 담은 「라-한 사전」을 완성했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오직 생명의 말씀을 전하려는 일념으로 신학생 교육과 사전 만들기에 온 힘을 짜내시던 두 신부님 영전에 헌정 미사를 봉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라-한 사전」은 이제까지 고대 로마제국 500년간의 문화를 담고 있는 고전 라틴어 사전들과는 달리, 1000년간의 중세 유럽의 삶과 문화까지 포괄하는 실용적 라틴어 사전으로 편찬됐다. 기존 사전의 두 배가 넘는 표제어 8만 개 이상을 품은 중사전에 가까운 종합사전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주요 명제 3000~4000개와 익숙한 성경 구절들을 용례로 삼아 어휘에 대한 감각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필요한 경우 전후 문맥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한 사전」 신학도와 인문학도들의 필수 도구로도 불릴 만큼 의미를 지닌 사전이다. 이에 연구소는 이날 배론신학교 교사로 당시 라틴어로 신학생 양성에 힘쓰다 순교한 푸르티에(1830∼1866)ㆍ프티니콜라(1828∼1866) 신부에게 사전을 바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신부는 “이날 미사는 두 사제의 숭고한 꿈을 함께 추념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전하려던 생생한 복음의 기쁨을 경축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라며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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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