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이어, 8년 만에 새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을 4일 발표하자마자 외신과 NGO, 환경 전문가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은 교황이 새 권고를 발표한 배경에 대해 “한계에 다다른 지구의 상황을 바라보는 위기감”이라고 평가했다. 가톨릭계 인터넷 언론인 ‘The Pillar’는 “교황의 새 권고에는 기후 위기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긴급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 매체는 “교황은 자신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발표된 지 8년이 지났지만, 회칙이 전하고자 한 생태적 메시지가 세상에 충분히 전해지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 같다”며 “특히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미약한 상황에서 이러한 비효율성이 가난한 사회적 약자들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계 가톨릭 언론인 ‘The National Catholic Register’는 “새 권고는 이전의 다른 어떤 문서보다도 교황의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문서”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권고의 원어가 이탈리아어가 아니라 스페인어인 점으로 미뤄, 권고의 초안을 교황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기후 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한계점까지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대응은 충분치 않다는 게 교황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미국 가톨릭 주간지 ‘National Catholic Reporter’는 또 “사람들은 새 권고를 「찬미받으소서」의 후속편이라고 말하지만,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라 회칙의 내용을 보강한 새로운 문서라고 봐야 한다”면서 “교황은 이를 통해 기후 위기의 책임에서 아무도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신앙인들에게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NGO와 전문가들은 교황의 ‘생태 권고’ 발표에 환영의 뜻을 전하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세계자연기구 글로벌 기후ㆍ에너지 분야 담당 마누엘 풀가르비달은 “세계의 공동선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한 탓에 국제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교황의 지적이 다시금 울림을 준다”면서 “교황의 메시지가 전 세계로 전해져 올해 말 두바이에서 열릴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사소한 이해관계를 초월해 더 큰 의미를 생각하는 인간의 역량이 활짝 피어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미국 노터데임대 데이비드 란티구아 신학부 부교수는 기고를 통해 “새 권고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 거시적ㆍ미시적 규모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더 깊이 탐구하게 한다”며 “기후 위기 발생에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의 책임을 지적하는 내용은 반발을 부를 수 있지만, 그만큼 기후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금 부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