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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평화의 SOP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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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분쟁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을 비롯해 우려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도 발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긴장도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사실 세계 각국에 여러 분쟁이 있었습니다만 우리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다 보니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해 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가가 치솟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마저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비로소 전쟁이 체감되고 있습니다. 한반도라고 그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겠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어떠한 자세와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것일까? 전쟁이 발발하고 나면 그 이후의 대응은 신앙인 개개인의 독자적인 자유의지와 판단에 맡기면 되는 것일까? 지금도 성경 말씀과는 무관하게 판단하고 사는 신앙인들이 많은데 우리는 과연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제대로 살 수 있을까? 아무런 기준점과 방향 없이 살아간다면 유다인을 학살했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처럼 “국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제가 무슨 죄가 있나요”라고 강변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전쟁이 끝나고 나서 전쟁 당시 우리가 신앙인답게 살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화해하는 퍼포먼스를 취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등등 말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덧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표준운영절차)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SOP는 보통 정부나 행정기관, 조직, 기업, 군대 등에서 발생가능한 상황에 대해 미리 대응절차를 만들어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절히 대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최근 각국의 분쟁을 보며 저는 우리 신앙인들도 평화의 SOP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세속적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성경 속 ‘사랑의 황금율’과 같은 최대한과 최소한의 행동 기준점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 평화의 SOP를 미리 준비하고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를 연습하지 않는다면 정작 전쟁이 발발했을 때 우리가 보일 수 있는 모습은 비신앙인 또는 불신자들과 차이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라는 말이 전시에도 적용돼야 하지 않을까요.


박천조 그레고리오(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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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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