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반포본당(주임 임상만 신부)이 15일 성당 마당에서 반려동물 축복 축제를 열었다. 축제에는 200여 명이 반려동물 80여 마리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가톨릭교회 ‘동물 축복 예식’ 전례를 넘어 신자와 비신자 모두가 참여하는 전교의 장이 된 것이다.
임상만 신부는 이날 성당을 찾은 반려동물을 하나하나 축복하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과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주님의 축복 속에 더불어 존중하며 살아가는 행복을 공유했다. 사전 공모한 반려동물 사진 콘테스트에는 강아지와 고양이 외에도 고슴도치, 달팽이 등 다양한 동물이 참여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주님의 품에 떠나보낸 이들도 축제에 함께해 아픔을 치유 받는 시간을 가졌다.
본당 사목회 총무 박숙영(마리아)씨는 “수년째 축복식을 찾아다니다 하늘나라로 보낸 반려동물의 유골함을 품에 안고 오거나 떠난 반려견 사진이 담긴 휴대폰을 건네며 축복해달라고 하는 이들도 있어 상당히 놀랐다”며 “반려동물들도 자신들을 위한 자리라는 것을 아는지 신부님의 강론이 이어질 때 얌전하고 조용히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임 신부는 “수년간 냉담했던 부모가 자녀의 첫영성체로 인해 다시 성당을 찾는 모습 등을 보며 사랑하는 대상이 신앙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과 본당 재건축 등 일련의 사건이 맞물려 신자들이 대규모로 이주하거나 냉담해 사목적인 고민이 크던 중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아이들을 보며 반려동물 축제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애완동물도 가족을 뜻하는 반려동물로 부르며 그 의미가 변화했다”며 “반려동물이 자녀나 동반자를 대체할 순 없지만, 이번 축제의 뜨거운 반응을 통해 지극히 사람 중심이던 교회 안에서도 궁극적으로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사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