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이용훈 주교 의장 연임, 부의장 김종수 주교, 서기 옥현진 대주교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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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신임 의장단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데 더욱 일조하겠다”며 “교회의 내적, 외적 활동을 통해 사회 복음화에 이바지하도록 더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용훈 주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가을, 의장으로 선출돼 교회 안팎의 위기를 경험했으며, 이번에 연임하면서 팬데믹 이후의 교회도 짊어지게 됐다.
이 주교는 “미사 참여율이나 많은 부분에서 신앙생활이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3년 넘게 무뎌진 신앙 감각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제는 신앙의 본질을 이해하고 하나 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줄 때”라며 “심각한 기후 변화와 생태계 파괴가 이어지는 현실에서 생태적 회심의 삶을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부의장 김종수 주교는 “팬데믹을 통해 확인한 흔들리지 않는 신앙적 요소는 풍성하게, 흔들린 부분은 영적 훈련을 통해 강화하도록 주교회의 차원에서도 사목 계획을 세워 도와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가 방향을 잘 제시해 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계획도 언급했다. 이 주교는 “각 교구가 나름대로 조직과 체계를 갖추는 행동에 돌입했다”며 “주교회의는 교구 대회, 본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각 교구와 연석회의를 갖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서기 옥현진 대주교는 “손님을 환대하고, 우리 안의 그리스도를 전달해 이후에도 감동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내실 있는 대회로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일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를 발표한 데 따른 한국 교회의 기후 위기 대응 방향도 전했다. 이 주교는 “심각한 기후 위기 상황에서 교구마다 실천적인 움직임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회가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주교는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교회의 움직임이 주변에 더 확산되도록 함께 힘쓰겠다”고 했다.
신임 의장단은 교우들이 일치와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이 주교는 “오늘날 사회는 여러 부분에서 심각하게 양극화돼 있다”며 “‘회심의 삶’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님의 마음으로 치유받고 치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신자들 또한 앞장서 주길 청한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교회는 세상의 일부분이 아니라 주님 뜻에 따라 세상 전체를 지탱하는 사명을 띠고 있다”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 주님 뜻에 더욱 따르는 삶을 살길 희망했다. 옥 대주교도 “현재 한국은 모든 면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세상이 주기 힘든 사랑과 화해, 용서의 모습을 교회가 구현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