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를 흔히들 사제 양성의 요람이라고 부릅니다. 또는 벼가 되기 전인 모를 키우는 못자리라고도 부릅니다. 요람이며 못자리인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은 사제직을 준비합니다. 지식을 높이고 덕을 쌓으며 체력을 키웁니다. 신학교에서 지내는 모습이 미래 사제의 모습이라는 말을 저도 들었고 지금 신학생들도 듣습니다.
대부분의 신학교는 신학생들이 자유롭게 외부로 외출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신학생들이 고립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세상의 구원과 복음화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오늘날 어떻게 구현되고 실현할 것인지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11일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사제직을 준비하는 신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대전가톨릭대학교 제31대 학생자치회 명의의 시국선언문에는 윤석열 정권에게 보내는 호소가 담겨있습니다. 신학생들은 윤석열 정권이 생명의 가치 수호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학생들은 해양 생태계를 포함해 인권과 언론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대전신학교 총장 신부는 이런 신학생들을 막거나 혼내지 않고 오히려 응원했다고 하지요.
더욱이 신학생들은 이번 시국선언을 끝이 아니라고 합니다. 자신들의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예언자적 소명에 소홀했음을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와 관심 그리고 행동으로 투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걱정은 신학생들만이 아닙니다. 유권자들도 윤석열 정권에 경고를 보냈습니다. 지난 11일 치루어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습니다. 선거로 들어난 민심은 놀라웠습니다. 민심은 윤석열 정권의 지난 1년 5개월 국정운영에 대해 심판했습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보여준 무능과 무책임, 오만과 실정에 대한 경고가 선거로 들어난 민심이었습니다. 선거결과에 놀란 정권은 김 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자진 사퇴 형식으로 임명 철회했습니다.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민심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변화와 쇄신은 윤 대통령 자신에게서 출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합니다.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고 내 편만 챙기겠다는 태도를 포기해야 합니다.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합니다. 지난 정권에서 시작했다거나 과거에는 더 했다는 변명이 아니라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라고 하며 대통령 자신의 가슴을 쳐야 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윤석열 정권에 보내는 신학생들의 경고>입니다. 신학생들의 시국선언문과 선거로 들어난 민심을, 두려운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윤석열 정권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