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주임 박정우 신부
[앵커] 32년 만에 처음으로 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아 사목에 나선 사제가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박정우 신부인데요.
주임 사제로서 첫 본당에서의 사목생활은 어떤지, 윤재선 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조용히 눈을 감은 채 고해성사 집전을 준비합니다.
고해실로 들어가 죄의 고백을 듣고, 미사를 시작하며 신자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강론을 하고, 성사를 집전하는 것 역시 본당 사제의 여느 사목 일상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만큼은 처음을 향해 있습니다.
그토록 소망했던 본당 주임신부로서 사목생활이 32년 만에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신학교 교수로 또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을 두 차례나 지낸 뒤 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은 지 두 달.
낯섦과 힘듦보다는 기대와 보람이 더 큽니다.
신자들의 신심 모임이 있을 때도, 슬프고 아픈 소식이 들려올 때도 늘 함께 하려 애씁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주임>
"신부님이 회합 때 들어오시고 강복을 주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고 별거 아니지만 그냥 한마디의 말에 저의 어떤 동작이 안수라는 행위 안에서 신자들이 기쁨을 느낄 때 굉장히 저는 보람 있고, 또 상이 났을 때 빈소에 가서 문상을 드릴 때 너무나 위로를 받으시는 것 같고 사제의 역할이 이런 거구나, 이런 생각을 했고…"
신자들은 그런 주임 신부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릴 뿐이라고 말합니다.
<박영희 안나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성지순례를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신부님께서 함께 참석해주셔서 어르신들과 같이 게임도 하시고, 노래도 부르시고 그래서 너무도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정말 도림동본당 신자들에게는 좋은 신부님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특수사목의 경험은 본당에서도 작지만 큰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는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엔 본당 신자들의 호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주임>
"거의 매일 가서 또 기도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레지오 단원들이 또 신부님 저희 다녀왔어요라고도 얘기하시고 그래서 일단 본당 신부의 관심사를 당신들의 관심사로 받아주는 거에 대해서 고맙고…"
본당 내 가정분과를 가정생명분과로 확대하는가 하면 기존에 해오던 가톨릭 독서콘서트 같은
문화 사목 활성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주임>
"사실 예전부터 저는 본당 가면 이런 문화 행사, 독서콘서트 이런 거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막상 여기 와보니까 코로나 이전에 굉장히 활발하게 우리 도림동성당에서 가톨릭 독서 콘서트를 했었어요."
서울 도림동본당은 다음 달 11일 토요일 저녁 제118회 가톨릭 독서콘서트를 엽니다.
최근 본당의 날 행사에 함께 한 33년차 첫 본당 주임 신부의 희망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주임>
"권위적인 그런 사제는 싫고 예전부터 저는 그냥 인간적으로 정말 인격적으로 신자들과 교류하고 그래서 그냥 그런 제가 사제로서 제 소임을 충실하게 하면서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그런 관계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그런 관계로 신자들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