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ㆍ러시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이 터지면서 지구촌에 전쟁 공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은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보복공격으로 확대됐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 반군,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난민캠프에 있는 ‘알안사르’ 모스크도 폭격했다. 이에 대해 이란과 시리아는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벌일 경우 보복을 하겠다는 위협이다.
그 사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최소 1400명이 사망하고, 팔레스타인인 4300명 이상이 숨졌다. 특히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 폭발물이 떨어지면서 500여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고, 가자 중심가는 공습에 폐허로 변했다. 일부 반입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이스라엘이 물과 식량, 전력을 차단하면서 200만 명이 넘는 가자 주민들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가자지구 봉쇄정책과 핍박을 이유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고, 수천 명의 인명피해를 본 이스라엘은 피의 복수를 다짐해 전쟁은 쉽게 끝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인도적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2일 삼종기도에서 “길을 열어 인도주의적 지원이 계속 도착하고, 인질들이 석방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말대로 인도적 지원으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하마스는 200여 명의 민간인, 군인, 외국인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
아울러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폭력은 더한 폭력을 부르게 된다. 누군가는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교황은 “전쟁은 항상 패배하며 인류 형제애를 파괴한다. 형제여, 멈춰라. 멈춰라”라고 했다. 인류는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