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우리나라와 교황청이 수교를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두 국가의 관계는 물론 한국 천주교회 200년 역사가 담긴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811년, 조선의 천주교 신자들이 비오 7세 교황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신자들은 신유박해 이후 10년 동안 있었던 일을 자세히 전하며, 조선 땅에 사제를 보내달라 청했습니다.
이 편지는 북경 주교에게 전해진 후, 포르투갈어와 이탈리아어로 번역돼 교황청에 도착했습니다.
조선교구 설정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던 사료.
우리나라와 교황청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 천주교회 200년사와 교황청과의 인연이 담긴 특별기획전 '모든 이를 위하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등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교황청의 이야기를 짚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일제의 종교 통제가 극에 달했던 시기에도 교황청은 노기남 신부를 주교로 임명합니다.
1831년 조선대목구가 설정된 후, 처음 탄생한 한국인 주교.
노기남 주교 임명 교황 칙서와 노기남 주교가 사용하던 개인 수첩도 전시됐습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가 독립 국가로 서기까지 교황청이 어떤 지원을 보내왔는지 볼 수 있는 사료들도 있습니다.
1947년 교황청은 패트릭 제임스 번 신부를 한국의 사도좌 순시자, 즉 초대 교황사절로 임명합니다.
이러한 교황청 지원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제3차 유엔총회에서 정부 설립 승인을 받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교황청에 대한 궁금증과 교회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와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김안나 안나 /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학예실장>
"교황청은 우리나라와 수교하기 이전부터, 20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끊임없는 관심과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신자분들이 감동을 조금 얻으셨으면 좋겠고요. 누군가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실 수 있는 계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 '모든 이를 위하여'는 12월 24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됩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