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집결한 한미일 고위 성직 "한반도 위기 매우 심각" [김혜영의 뉴스공감-강주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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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강주석 신부 /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주요 발언)
- "한미일 고위 성직자 한반도 분단 현장에 집결"
- "핵 군비경쟁 우려, 히로시마 방문 의미"
- "주교단과 청년 함께한 일정, 청년들과 늦은 밤까지 토론"
- "美 고위 성직자, 日에서 수차례 핵폭탄 사용 사과"
- "日 성직자, 식민지배 사과 메시지 전하기도"
- "대북제재 오래 다룬 인물이 무용론 언급하기도"
- "평화 교육 통한 대중 여론 형성 노력해야"
한미일 세 나라 주교들이 함께 한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이 막을 내렸습니다. 닷새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는데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이신 강주석 신부님을 2주 만에 다시 모셨습니다. 포럼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생생한 소식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포럼 일정 소화하시느라고 몸살 안 나셨습니까?
▶괜찮은 것 같습니다.
▷25일부터 29일까지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셨는데요. 예년보다 일정이 길게 열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포럼이지만 포럼 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는데 이번 핵심 일정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간단히 짚어주시면요.
▶저희가 파주에 있는 참여와 속죄의 성당에서 컨퍼런스로 시작을 하고 그다음에 27일에는 JSA성당에서 전문가들 같이 봉헌하고 오후에 일본으로 출국해서 히로시마까지 갔습니다. 굉장히 거리가 있더라고요. 장거리버스 여행을 하고 히로시마에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또 세계평화기념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일정을 했습니다. 사실은 젊은 청년들도 무리한 일정이었는데 한국, 미국, 일본 주교님들, 전문가들, 학자들, 활동가들,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아주 이른 시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같이 해주셨어요. 미국 학자 중에 한 분이 저한테 benign dictator라고 웃으면서 너무 독재를 한다고 빡빡한 일정 때문에 농담으로 별명도 지어주셨는데 먼 거리를 긴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참가자들이 평화를 위한 순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인데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면서 평화를 위한 순례를 참여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한미일 정상회담 이러면 열릴 수도 있겠지 생각을 하는데 한미일 세 나라 주교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시는 일은 흔치 않거든요. 그런데 이 세 나라 주교님들이 어떻게 보면 분단의 현장 가까이 가셨던 겁니다. 참여와 속죄의 성당도 그렇고 JSA성당까지. JSA성당에서 미사까지 봉헌됐잖아요. 그 자리에서 의정부 교구장 이기헌 주교님이 하신 말씀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가로 막는 건 남북 간 이해충돌이나 대화부족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이익으로 이용하려는 주변 강대국 때문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 발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도 강론 말씀을 들으면서 저희가 한반도 문제가 국제적인 것이고 이쪽 편에서 보면 일본과 미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의 현장을 보시고 미국과 일본의 주교님들 전문가들이 함께 있었는데 한반도 문제 해결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한미일 교회가 더욱 연대해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석자들이 한국에서 사흘간 일정을 소화하고 히로미사로 이동한 건데 히로시마 일정 기획하신 배경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사실은 북핵문제가 한국전쟁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북핵문제가 해결이 되는 기미가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핵군비 경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거든요. 핵사용 가능성 이런 우려까지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히로시마는 핵무기 피해를 입은 곳이잖아요. 그곳을 함께 방문하면서 우리가 핵무기를 반대한다는 차원에서도 한미일 교회가 연대한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또 그 포럼의 주요 발제자였던 산타페대교구장 웨스터 대주교님 같은 경우에도 지난 8월에 히로시마 방문하셨고 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됐는데 핵무기 관련 깊은 미국과 일본의 4개의 교구가 앞으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노력할 거라는 결의를 하셨거든요. 이번 발제에서는 한국도 한미일 3국의 다른 교구들도 이런 결의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하셨습니다.
▷이번에 또 주목이 되는 게 세 나라 주교님들뿐만 아니라 세 나라 청년들도 함께 한 거죠?
▶꽤 많은 인원이 참여를 했는데 토요일 저녁에 한미일 청년들의 프로그램이 진행이 됐습니다. 그래서 평화 관련해서 청년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담은 성찰이 담긴 질문들을 준비했고 주교님들이 거기에 대해서 늦은 시간까지 밤 9시 넘는 시간까지 거기에서 자신들의 말씀을 해주시는 그런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들이 이 행사 당일의 모습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가 청년들이 보통 남북문제에 관심이 없다. 평화이슈에 무관심하다는 표현들이 있는데 이러한 자리를 이런 말을 하기보다는 이러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역할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포럼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진행이 됐기 때문에 양국의 과거사 현대사를 바라보는 참가자들의 시선이나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청년들 얘기가 나와서 청년들의 움직임 이런 것들 눈여겨봤는데요. 얼마 전에도 연구소가 한일 청년들 모임을 했었거든요. 이번에 미국 청년들이 왔고 같이 했는데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방식인 것 같아요. 저희 연구소에서 했던 게. 그래서 기존 기성세대들이 잘 합의하지 못하는 부분들 서로 계속 반목하고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도 청년들이 지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랑 다른 방식으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평화를 향해 함께 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봤고요. 그래서 이런 평화의 사명을 지닌 교회가 청년들의 모임에 함께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순례 보니까 중간에 컨퍼런스도 같이 진행이 됐더라고요. 한반도의 군비경쟁 다룬 컨퍼런스도 있었는데 주목해서 볼 만한 발언들 있었을까요.
▶먼저 우리나라의 중앙대의 이혜정 교수가 지금 한반도 상황이 굉장히 위기다.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2019년 하노이노딜이 2월 말에 있었는데 그 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거리핵전력조약을 몇 개월 안에 탈퇴하겠다는 통보를 러시아에 하는 상황들이 있었거든요. 이분은 이게 하노이노딜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현재 지금 대결의 시발점 가속화 하게 하는 시발점으로 작용하게 했다는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어두운 전망도 나왔는데 또 다른 면에서는 일본의 발제자 중에 피스보트공동대표 가와사키 아키라라는 분은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보면 쿠바 미사일위기를 지내고 냉전시대 신냉전이라고 했던 1980년대 미소 사이에 군축을 했던 역사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어렵지만 우리가 군축이 가능하다. 대결 구도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노력하면 가능하다. 희망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미국 고위 성직자가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는 얘기도 전해들었습니다.
▶저희가 일본에서 미사를 첫날 봉헌했을 때 미국의 전 주교회의 국제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주교님께서 리차드 페이츠 라는 분인데요. 이분이 미사 주례를 하시는데 시작하면서 사과를 여러 번 하셨어요. 히로시마에서 봉헌하시면서 미국이 원자폭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 여러 번 표현을 하셨는데 그래서 제가 관계자들한테 물어보고 했을 때 미국인 주교로서 고위 성직자로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죄의 표현을 하신 거는 처음이 아닌가 이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어떻게 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고 지난봄에는 우리 교구장님과 신자들이 히로시마 갔을 때 교구장님은 미사 후에 신자들에게 사실 우리 신자 가운데는 일본에 대한 상처가 있잖아요. 그런 마음도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미사 후에 갑자기 말미에 정말 사과한다.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와 분단 다 이어지는 것이니까.
한국 전쟁 이 잘못에 대해서 사과한다. 이분들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굉장히 깊이 머리를 숙이면서 사과를 하셨고 신자들이 굉장히 감동을 받았었거든요. 가톨릭교회 고위 성직자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이기헌 주교님, 강우일 주교님 이런 분들이 베트남에서 사과도 하셨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다른 국가의 반성을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사과하고 사죄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미 있는 사과들이 있었던 거네요. 국제정세도 교회처럼만 돌아간다면 좋을 텐데요. 이번에 대북 경제제재를 오랫동안 다뤘던 분도 얘기를 하셨던 모양입니다.
▶노트르담대학교의 크록국제평화연구소에서 조지 로페즈라는 교수님이 오셨는데요. 이분의 경력을 보면 1990년대부터 경제제재 문제에 대해서 UN와 미국 정부에 자문을 계속했던 분이고 제재가 인도주의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냐는 평가부터 아주 표적을 해서 금융제재를 어떻게 설계해야 한다는 전반을 다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이 발제해서 대북제재가 지금 북한 인권개선이나 비핵화라는 목표를 수행하기 어렵다. 지금까지도 안 된 것이고 어려울 것 같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여기서 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북한은 중앙통제권이 너무 강한 나라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은행과 기업가, 경찰, 군사 네트워크 이런 사람들이 보통 제재의 대상이 되는데 북한은 이렇게 특정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북한은 지금까지 했던 제재가 실패를 한 것이고 또 중요한 것은 역사상 제재를 통해서 독재자를 무너뜨린 적도 없다는 표현까지 하셨습니다.
▷대북제재에 있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신 건데 한편으로는 북한이 문을 걸어 잠근 것도 있지 않습니까? 서로 상대가 있는 문제여서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그래서 로페즈 교수는 긴장완화를 위한 점증상호주의 이런 개념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즉각적인 화답이 없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여러 번의 양보와 제안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상대가 극심한 불신과 적대감을 갖고 있는데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리 편에서 한쪽 당사자의 일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바로 지금 미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표현을 하십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북한과 핵대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종식하겠다. 안전보장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표현을 하셨고요. 그래서 저는 사실 근본적인 문제죠. 남북 사이에도 북미 사이에도 신뢰가 없는데 우리 쪽은 미국 쪽에서도 마찬가지고 북한이 항상 약속을 어겼다.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인데 조금 공부를 한 입장에서 보면 꼭 그런 건 아니거든요. 신뢰가 없는 것은 양쪽에서의 잘못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면 저는 북한에 대한 신뢰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역사를 제대로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회가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정부가 변해야 반명이 되는 거잖아요. 교회의 목소리를 정부 쪽에 직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사실 작년에 저희가 워싱턴D.C에서 했던 포럼은 조금 더 미국 정부에 얘기했던 포럼 같았고요. 저는 그런 것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평가를 해봐야 하는데 저는 기본적으로는 우리 정부 미국이든 일본이든 우리 한국이든 정부의 권력자들의 변화는 결국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자부를 한다면 국민들의 변화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면 정치인들도 바뀔 수밖에 없고 그래서 교회가 이런 포럼을 하는 것이 대중여론과 정책입안자 사이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결국은 주교회의 민화위에서도 평화교육 얘기를 주교님들이 계속 하셨는데 결국 우리가 무력이 아니라 평화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여론이 있다면 정치인들도 바뀌지 않을까. 너무 어렵지만 우리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너무 어렵지만 그 어려운 길로 갈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그런 방법 같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평화인식 개선부터가 중요하다고 보시는 거네요. 2017년에 시작된 가톨릭평화포럼 매년 의미 있는 전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9년에는 일본 고위성직자들이 함께 하셨고 지난해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고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하면서 국제협력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거든요. 지난 시간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다음 과제, 숙제는 어떤 거 염두에 두고 계신지 들어볼게요.
▶저희가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가. 2017년 한반도 큰 위기가 있었을 때였거든요.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하고 미사일 계속 발사되는 시기부터 무력사용은 절대 무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종교인들의 교회의 역할을 밝혔던 것부터 시작해서 계속 교회와 시민사회가 모여서 한반도평화, 동북아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계속 냈는데요. 저는 이런 포럼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사회의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의 사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더 중요하게 우리 교회가 더 교회다워지는 평화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면 평화의 길로 가는 포럼 자체, 대회 자체가 평화의 길을 가는 중요한 대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까지 이렇게 이어졌고 아마 올해도 청년들의 역할이 많이 부각이 됐었거든요. 이번 대회에는. 그래서 이기헌 주교님도 내년에는 청년 발제자들이 나오고 토론도 청년들이 했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까지 하시더라고요. 진보적인 말씀이신데. 그래서 저희가 계획을 세워야겠지만 그런 면도 청년들에게 그런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스스로 찾는 것도 평화포럼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가톨릭동북아평화 연구소장이신 강주석 신부님과 포럼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