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생필품은 물론,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에 위치한 성가정성당은 최근 일어난 전쟁으로 가톨릭 신자를 비롯한 그리스도인들의 피란처가 됐다. 성당 안에 피신해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700여 명. 이 가운데 어린이만 100여 명에 이른다.
전쟁 피란민들의 삶은 매일이 살얼음판과 같다. 얼마 전에는 인근 정교회 건물이 폭격으로 무너져 사람들은 언제 또다시 포탄이 날아올지 공포에 휩싸여 있다. 피란민 중에는 폭격으로 다쳐 치료가 시급한 사람은 물론,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가자지구 내 대다수 병원이 무너진 데다 의약품마저 부족해 손을 쓸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상수도도 끊겨 언제 마를지 모르는 우물만이 유일한 식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도 부족하다. 밤이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본당에서 피란민을 돌보는 거룩한묵주기도수녀회 나빌라 수녀는 가자지구 북부에 내려진 대피령 통보에 “죽으러 가라는 말과 같다”고 호소했다. 나빌라 수녀는 “피란민 중에는 어르신과 장애인들까지 있는데, 이들이 어디로 갈 수 있겠느냐”며 “우린 이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아픔은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지역 그리스도인들도 겪고 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하다. 대다수가 순례자 대상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장벽이 폐쇄되고 성지순례가 중단되면서 활동을 멈췄다.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ACN)의 현지 프로젝트 파트너인 조지 아크루쉬는 “많은 사람이 원래 경제적으로 가난했지만, 지금은 완전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ACN 한국지부는 현지에서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돕고자 특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지 그리스도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이들이 두려움 속에 거룩한 땅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내 현지 교회에서 삶과 생명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다. ACN 한국지부는 정성이 모이는 대로 음식과 담요 등 생필품과 의약품을 현지로 보낼 예정이다. 아울러 그들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 줄 긴급 지원도 펼칠 계획이다.
무엇보다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다. 동예루살렘 지역에서 사목 중인 작은형제회 아르테미오 비토레스 신부는 “평화는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이지만, 사람들의 협력 역시 필요하다”며 “순례자들이 평화와 기쁨으로 이 거룩한 땅, 성지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이 분쟁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거룩한 땅에서 들려오는 우리
제자매의 울부짖음을 외면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평화가 찾아오도록 기도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사랑으로 함께해야 합니다. 주님의 땅 성지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자지구 그리스도인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5일부터 1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