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받아들인 이후 기적처럼 삶이 바뀌는 분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분의 능력이 아닙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것도 은총이고, 말씀을 증거하는 삶을 사는 것도 은총입니다. 내가 잘나고, 내가 훌륭해서, 내가 노력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내 제자가 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제자는 스승의 생각, 사상을 따릅니다. 스승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입니다. 그냥 바라만 보고 구경만 하는 사람은 참관자이지 제자가 아닙니다. 공부만 하는 사람은 제자가 아닙니다. 스승에게 배운 길을 쫓아서 가는 것이 제자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참 제자가 되면 하느님이 영광을 받으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동고동락하고 그분의 길을 쫓아가는 삶을 살아갈 때, 예수님의 참 제자가 될 때, 하느님은 영광을 받으십니다. 그 제자의 길을 이제 걸어야 합니다. 그 길을 가느냐 못 가느냐 하는 것은 나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하느님을 영광되게 할 수 있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때까지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24)
우리는 이와 같은 말씀을 끊임없이 듣는데도 불구하고 깊이 새기지 못하고, 말씀을 붙잡고 살아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세속적 삶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요한 15,19)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는 과연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일까, 하느님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까?’ ‘나는 세상적인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일까 아니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일까?’
당신은 지금 하느님의 사람입니까 아니면 세상에 속한 사람입니까?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세상일에 모든 시간을 사용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세상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살려고 모든 힘을 기울입니다. 이런 분들의 최종 목적은 세상 안에서 출세하고, 세상 안에서 명예를 얻고, 세상 안에서 만족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글 _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학교 설립자)
정치우는 ‘복음화’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90년대 초, ‘세계 복음화 2000년’이라는 화두를 한국 교회에 던졌다. 가톨릭 평화방송 TV에 출연, ‘정치우의 TV 복음화학교’라는 제목으로 48개의 강의를 진행했으며,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를 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길이 있어 걸어갑니다」, 「위대한 기적」, 「위기의 대안으로서의 평신도 영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