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양한 교회 현안을 다룬 세계주교시노드, 지난주 일단 막을 내렸죠.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도출된 과정을 보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시노드 현장에서 벌어진 이색 장면, 맹현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청년이 시노드 모임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를 나눕니다.
이 청년은 시노드 최연소 참가자 와이어트 올리바스 입니다.
와이어트 올리바스는 미국 와이오밍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19살 청년입니다.
올리바스는 시노드가 끝나면 곧바로 학교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한 달 동안 쉴 새 없이 토론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는 상당히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올리바스는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고, 휴식을 취할 시간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학교에 보낼 편지 초안을 적어 교황에게 가져갔습니다.
교황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의 결과로 우리는 그가 재충전하고 활력을 되찾기 위해 수업을 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문구를 보고 웃으며 편지에 서명했습니다.
<와이어트 올리바스>
"맙소사,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교황께 다가가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습니다. 하지만 교황과 눈을 마주치자 평온함이 제게 찾아왔습니다. 교황은 정말 인간적입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 분도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매우 중요한 사람이지만요."
한편, 이번 시노드는 여성의 역할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발언권뿐 아니라 고위 성직자와 같은 수준에서 투표할 권리도 주어졌습니다.
시노드에서 리더격인 대의원 의장직을 맡은 여성도 2명이 있었고, 특히 여성 참가자 52명 가운데 6명은 교황이 직접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여성 참가자들은 많은 여성이 교회 안에서 직면해야 했던 어려움을 경험과 함께 풀어냈습니다.
<크리스티나 이노제스 / 신학자>
"저는 여성입니다. 저희 주교님은 제가 신학 공부하는 것을 처음엔 허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개신교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의 교회가 나를 거부했던 경험입니다. 주교님을 위해 기도했지만, 항상 작은 가시처럼 저를 짓누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시노드는 고위 성직자 만의 무대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10대 청년과 여성도 고위 성직자와 함께 같은 원탁에 앉아 같은 비중으로 교회의 사안을 논의한 것은 변화의 시작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