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가톨릭평화신문에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습니다. 아버지가 1년 전 하늘나라로 간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고 신애진 가브리엘 씨.
‘꿈을 꾸었어...’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딸과 함께했던 추억의 순례길이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절절히 배어있습니다.
“지난주 네 생일에는 친구들이 많이 모여 생일잔치를 했어. 너의 일기, 친구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친구들에게 주었어. 네가 친구들에게 주는 선물이야. 엄마는 동화책을 썼어. 엄마가 네게 주는 생일 선물이란다. 네가 일기장에 적어둔 버킷리스트 ‘모교에 장학금 주기’도 엄마, 아빠가 네 심부름을 잘 마쳤어.”
신 씨의 부모는 지난달 20일 딸의 모교인 고려대에 2억 원을 기부해 먹먹하고 훈훈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부모는 1년 동안 딸과의 흔적을 찾아 순례하며 딸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지난 1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사람들이 주신 공감이었어. 수녀님들, 자원 봉사자들, 분향소를 찾아주시는 시민들이 우리의 밥이요, 에너지였어. 네가 엄마와 아빠에게 전해준 소중한 인연이야”
“어떻게 해야 너와 함께 살 수 있을지 생각한단다. 너의 의미를 빚어가는 삶이라면 네 몸은 비록 세상에 없지만 너는 기억으로, 의미로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가슴에만 머물지 않고 발로 걸으며 연대하는 삶을 찾고 있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잖아.”
아빠의 편지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애진아. 어느 날 네가 꿈에서 엄마에게 찾아와 말했지. ‘보고 싶지만 괜찮아.’ 아빠는 늘 그 말을 곱씹으며 살고 있어. 그리고 오늘도 너에게 말한다. ‘보고 싶지만 괜찮아’
오늘은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소식으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