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례식장에 가면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가 서로 어색해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빈소의 영정 앞에 엎드려 절을 하지만 개신교 신자들은 절을 하지 않고 대신 짧은 기도로 대신합니다.
그렇다면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다종교 국가인 우리나라는 종교마다 상장례 예절이 다릅니다.
특히 같은 그리스도교이지만 천주교와 개신교도 서로 다릅니다.
대표적인 차이가 빈소의 영정 앞에서 절을 하느냐 여부입니다.
천주교는 절을 하지만 개신교는 하지 않습니다.
천주교는 우리 전통의 장례 문화를 고유한 미풍양식으로 계승하는 차원에서 고인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절을 허락합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죽은 사람의 영정에 절을 하는 행위가 우상에 대한 숭배로 비추어 질수 있다고 믿습니다.
개신교가 죽은 이에게 절을 하지 않는 것은 살아 계신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천주교는 조상의 사진이나 이름 앞에서 절을 하는 것은 죽은 이를 추모하는 행위로 금지하지 않습니다.
현재 한국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상장례 전통은 효를 실천하는 차원에게 유교의 관습을 일부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천주교도 개신교와 마찬가지로 제례 예식에서 신위, 신주, 위패, 지방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금합니다.
그렇다면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을 때, 어떻게 고인을 추모해야 할까요?
개신교의 전통을 존중해 절을 하지 않고 짧게 고개 숙여 기도를 바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한편,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가 아닌 분의 장례는 어떻게 치러야 할까요?
고인의 유지를 존중하여 고인이 믿던 이웃 종교의 예식에 따라 치르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 가톨릭 신자는 “주님! ???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하고 마음으로 기도하면 됩니다.
가족이나 친지 가운데 이웃 종교를 믿는 이들의 사정을 배려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애덕의 실천입니다.
또한, 이웃 종교 예식으로 고인의 장례를 치렀다고 하더라도 고인을 위해 위령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는 것 또한 가톨릭 신자의 본분입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