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한다. 현직 교황이 유엔 당사국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이다.
마태오 브루니 교황청 공보실장은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12월 1~3일까지 COP28이 열리는 두바이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교황의 COP28 참석을 공식 발표했다. 앞서 교황이 1일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COP28 참석 의사를 밝힌 것을 교황청이 이틀 만에 공식 확인한 것이다.
교황의 유엔 당사국총회 참석이 결정됨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엔 당사국총회에 참석하는 첫 교황이 됐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제1차 유엔 당사국총회가 열린 이후 현직 교황이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사례는 없다. 외신들은 교황의 COP28 참석을 앞다퉈 보도하며 “기후 위기 극복에 대한 교황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아직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벌써 교황이 유엔 당사국총회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석이 확정되기 전부터 COP28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 10월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후속 문헌으로 발표한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통해서도 COP28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교황은 권고에서 COP28 참여 국가들이 국제적 공동선을 고려하며 행동에 나설 것을 당부하는 등 기후 위기 대처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방법의 변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를 통해 “기후 위기 대처를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필수지만, 이에 관해 결정을 내리고 법제화하는 현재와 과거의 접근 방식들은 재고해야 한다”며 “정책에 관여하는 이들 역시 몇몇 나라나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과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참석하는 COP28은 오는 30일 두바이에서 개막해 12월 12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교황은 5일 오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의 전화에서 다시금 성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서의 휴전을 촉구했다. 교황은 지난 10월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시작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10월 26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11월 2일) 등 세계 정치 지도자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전쟁 중단을 위한 모두의 노력을 당부해왔다. 교황은 5일 주일 삼종 기도에서도 가자지구 내 인질들의 석방과 휴전을 요청하며 양측에 무력 충돌 중단을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