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위령의 날 미사...용산과 용인 성직자 묘역에서세상 떠난 사제·신자 위해 기도
서울대교구가 2일 서울 용산성당 성직자 묘역에서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위령의 날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2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을 맞아 서울 용산성당 성직자 묘역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세상을 먼저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했다. 용산 성직자 묘역에 잠든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를 현양하는 참배도 이어졌다.
이날 미사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주례하고,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서울 도봉동본당 주임 주호식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죽음에서 부활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앞서 살다 간 이들의 묘지는 부활의 희망을 가르쳐주는 학교와도 같다”며 “그 희망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오늘 더 충실하고 겸손하게, 이 순간 더 기쁘고 행복하게, 사랑하며 후회 없이 살라고 가르쳐주는 교육의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 모두가 부활 신앙의 학교이자 체험의 장인 이곳을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앞서 간 분들,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분,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영혼들을 위해 이곳에서 함께 기도하는 것은 선조와 우리에게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순택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 유경촌 주교는 미사에 앞서 초대 조선대목구장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 묘소 앞에서 참배했다. 정 대주교는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되신 후 처음 맞는 위령의 날 미사인데, 묘역에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해 무척 뜻깊다”면서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시복 절차가 잘 진행되도록 많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청 시성부는 10월 12일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에 대해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브뤼기에르 주교를 공식적으로 ‘하느님의 종’으로 칭하게 됐다.
용산본당은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을 위한 현양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일 새벽 미사 후 브뤼기에르 주교 묘소에서 바치는 기도는 2018년부터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용산본당 박효종(아가비도) 사목회장은 “브뤼기에르 주교님 시복을 위한 신자들의 기도가 결실을 볼 때까지 계속해나가겠다”고 했다. 기도에 임하고 있는 박금애(스텔라)씨는 “처음 1~2명이 기도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매일 아침 20~30명의 신자가 모여 기도를 바치고 있다”며 “브뤼기에르 주교님 시복을 위한 현양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는 이날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서도 총대리 손희송 주교 주례로 위령 미사를 봉헌하고, 교구가 함께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고 김수환 추기경과 영면에 든 사제, 신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