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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의 의미 -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

[월간 꿈 CUM] 꿈CUM 묵상 _ 예수의 일생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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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으시는 예수(제주 성이시돌 목장 새미은총의 동산 조형물)

사진을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러 오시자 요한은 당황했습니다. 예수님이 구세주라는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고~ 주님께서 제게 오시다니요. 당치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가 하자는 대로 좀 합시다”라고 합니다.(마태 3,14-15 참조)

예수님은 왜 이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왜 굳이 세례를 받으려 했을까요. 구약의 마지막 위대한 예언자 요한이 주는 세례와, 새로운 약속의 출발점인 예수님께서 새롭게 제정하시는 세례와는 무엇이 다를까요.

사진을 보면 지금 세례자 요한이 작은 조가비에 물을 떠서 예수님의 머리에 물을 붓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물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디를 가시나요. 알람을 끄고 일어나 가는 곳이 어디입니까. 화장실에 가실 겁니다. 화장실에서 눈곱을 떼고, 입 냄새나니까 양치질을 합니다. 이때 물은 더러운 것을 씻어내는 정화의 기능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세례자 요한이 물로 세례를 주는 것은 죄로 더럽혀진 우리의 육신과 영혼을 씻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세례는 여기에 엄청난 의미가 하나 더 첨가됩니다. 여행 다닐 때 우리는 물을 반드시 챙깁니다. 왜 그럴까요. 목이 마르면 안되니까요. 목이 심하게 마를 때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면 어떻습니까. “이제 살겠네” 합니다. 물이 없으면 우리는 죽습니다. 이처럼 물은 생명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한의 세례가 정화의 의미를 지닌다면, 예수님의 세례는 여기에 생명의 의미가 하나 더 얹혀집니다.

세례를 받은 우리는 모두 새롭게 생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다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이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했을 때,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 의원인 바리사이 니코데모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이고 주님, 새로 태어나야 한다니요. 제가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엄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나오라는 이야기입니까?”라고 말했습니다.(요한 3,1-21 참조) 니코데모는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을 육적인 차원으로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으면서 육적인 생명이 아닌 또 다른 생명을 받는다는 것을 말이죠.

새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하느님의 아들, 딸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을 때 하늘이 열리면서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

이 말이 괜히 성경에 쓰여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가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아들과 딸로 다시 태어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 세례의 본질적 의미입니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선물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선물입니다. 피조물인 우리가 우주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니…. 이런 엄청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가 하느님의 호적에 올라간다니….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엄청난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내가 엄청난 업적을 쌓아서? 아닙니다. 조상이 3대에 걸쳐서 착한 일을 해서? 아닙니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하느님이 불러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선택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자녀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우리는 상속을 받습니다. 아들 딸이니까, 호적에 올라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상속권이 생깁니다. 압구정동 아파트는 껌 값도 안됩니다.

우리가 상속받는 것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작은 아파트나, 땅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상속받습니다. 그것도 하느님 나라를 말이죠. 그래서 사도 바오로 
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로마 8,17)

이제 상속자가 받게 될 선물, 상속자가 누리게 될 혜택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글 _ 안성철 신부 (마조리노, 꿈CUM 지도신부, 성 바오로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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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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