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꿈 CUM]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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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바라봤던 그 날의 밤하늘.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시간이면서 동시에 그동안 잠시 지쳐있었던 필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로 그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고 시선이 자주 하늘을 향하게 되었고, 점차 어두워진 하늘이,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별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화려한 도시 속에서만 사진의 대상을 찾고 있었는데, 점차 인위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는 대상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밤하늘의 별을 만난 후로 점차 타국에서의 불안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었던 것 같다.
시선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물질만능주의의 만연과 더불어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무엇을 희망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고민을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 내 눈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 그리고 ‘내 바라봄의 대상은 무엇인가?’ ‘그 대상이 혹시 너무나 쉽게 변하며 모두의 욕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를 말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멸망하는 소돔을 향해 뒤돌아본 ‘롯의 아내’와 메시아의 별을 바라보며 떠났던 ‘동방 박사들’은 결국 그들의 시선이 그들을 어디까지 가게 했는지, 그것이 절망이었는지 기쁨이었는지, 이미 그 결말을 알고 있는 우리에게 성경은 바라봄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마태 2,10)
글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본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