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공모와 리플렛 제작 등 본격적 현양 운동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내년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1792~1835) 관련 공모전을 개최한다. 교구가 지난 10월 12일 교황청 시성부로부터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 추진에 대해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승인받으면서 신자들과 본격적인 현양 운동을 해나가기 위해서다.
현양위는 10월 26일 서울대교구청에서 2023년 정기총회를 열고 “브뤼기에르 주교의 조선 선교를 향한 선구자적인 역할과 사목자로서의 긍정적 이미지를 드러내는 내용으로 주제어와 묵상록(수필 형식)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공모 기간은 내년 1월부터 연중이며, 분량은 △주제어(1~2문장 안팎, A4용지 반쪽 분량 보충설명 필수) △묵상록(A4 반쪽~2쪽)이다. 참고 자료는 「브뤼기에르 주교 서한집」(2007), 「브뤼기에르 주교 여행집」(2007), 「내가 떠난 새벽길」(2023)이다. 주제어로 선정되면 교회가 펼칠 현양 운동의 슬로건으로 사용될 수 있다.
현양위는 ‘순교자 현양 회보’에도 브뤼기에르 주교 발자취를 담는다. 서한집과 여행기를 중심으로 주교의 순교 행적을 살필 예정이다. ‘순교자 현양 회보’는 현양회 회원과 김대건 성인기념사업회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20년 넘은 월간지다. 회보에는 ‘성지순례 네트워크 사업’ 순례기도 실을 예정이다. 현양위가 진행하는 서울·전국 순례와 ‘천주교 서울 순례길’ 도보순례에는 연 1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 순교자현양위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는 총회에서 “이는 괄목할만한 숫자”라며 “신자들에게 순례문화가 정착됐다고 볼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현양위는 또 연말까지 조선 시대 국가 처형장이었던 순교성지 4곳(당고개·새남터·서소문 밖 네거리·절두산)에 기도 안내판을 설치키로 했다. 성지에서 생명을 잃은 순교자 등 모든 영혼의 안식을 기원하고자 하는 것으로, 현장 조사를 마친 상태다.
아울러 주교좌 명동대성당과 가회동성당 등 많은 외국인 순례자가 방문하는 성지에 안내판과 리플렛을 마련할 계획이다. 명동본당 주임 조성풍 신부는 “미사에 참여한 내외국인 순례자들이 외관만 보고 가는 것이 아쉽다”며 “많은 이가 교육적으로도 접하도록 함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19년 시작해 5회째를 맞은 순교자 성월 누적 기부금은 1억 2348만 9808원이 됐다. 특별히 올해는 한국 교회사 사료 보존을 위해 쓰이도록 교황청 복음화부로 기부금 3486만 원을 전달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