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는 평신도 주일이었죠.
평신도가 사제직을 수행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평신도 직분 중 하나인 사제직은 어떤 의미이며 왜 중요한지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윤재선 기자입니다.
[기자]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세례를 통해 부여받게 되는 직분이 있습니다.
바로 보편 사제직입니다.
성품성사를 받은 사제들은 직무 사제직 이전에 이미 보편 사제직을 받은 셈입니다.
사제와 수도자뿐 아니라 평신도가 지니는 보편 사제직은 성경에서 비롯된 가르침입니다.
베드로 첫째 서간은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이라고 선포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헌장은 이를 왕다운 사제직으로 표현하며 사제직 수행을 명시적으로 드러냅니다.
보편 사제직이란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는 데 있습니다.
일상의 모든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자신을 내어드리는 겁니다.
<최현순 데레사 / 서강대 교수, 평신도 신학자>
"내가 하고 싶은 거 잠깐 멈추고 하느님이 뭘 원하시는지 예수님이라면 지금 나의 상황에서 뭘 하길 원하실지 여쭤보는 거죠."
평신도 사제직 수행의 조건은 단 하나, '성령이신 하느님 안에서' 모든 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베드로 첫째 서간은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라고 신자들을 독려합니다.
<최현순 데레사 / 서강대 교수, 평신도 신학자>
"우리가 정상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을 누리는 것은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거든요. 이걸 하느님 안에서 감사하게 한다면 이것도 사제직의 수행이라는 겁니다."
평신도들은 또 세상을 봉헌합니다.
이는 세상 속에서 행하는 모든 일과 활동을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그 일을 거룩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기 위해선 시대의 징표를 읽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현순 데레사 / 서강대 교수, 평신도 신학자>
"자신들이 속해 있는 삶의 질서 안에서 이러한 것들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그렇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이 세상의 질서들을 비추고 바로잡는 것, 거룩하게 하는 것, 이것이 평신도들이 해야 될 일이라는 거죠."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성화시키는 일은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 시대 평신도들의 소명입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