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와 성전환자도 세례성사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모도 될 수 있다는 교황청 신앙교리부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현행 교회법에 성소수자와 성전환자의 세례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앙교리부는 더 나아가 동성애 감정을 지닌 이들이 대리모 및 입양을 통해 아이를 얻은 경우에도 “아이가 세례성사를 받을 때 가톨릭적 교육을 받는다는 근거가 확실하다면 이들 역시 세례받은 아이의 ‘부모 자격’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이들에게 세례성사를 베풀거나 대부모로 허락할 때에는 ‘사목적 신중함’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의 이번 해석은 성소수자와 성전환자뿐 아니라 그들을 부모로 둔 아이들의 온전한 양육과 교육, 신앙 문제에 대한 사목 배려 차원에서 내린 조치로 판단된다. 하지만 교황청 신앙교리부의 이번 유권해석에 대한 정통 교리 옹호자들의 거센 저항도 예상된다.

교회가 먼저 성소수자와 성전환자의 구원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가톨릭교회의 입문 성사인 세례성사를 이들에게 허용해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이 ‘사랑’이라는 교회의 전통적 사목 원칙”이다.

“믿고, 바라고, 꼭 해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늘 우리 주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그리스도인 완덕의 근원이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고 그 목적도 ‘사랑’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야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