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꿈 CUM]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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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진의 기본 배경은 ‘하늘’이다. 그래서 탁 트이고 넓게 펼쳐진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은 별과 은하수의 촬영지로서 최우선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평소 해가 뜨기 시작한 시간부터 해가 진 일몰 시각까지만 사진기를 다루어서인지, 해가 질 때까지 밤하늘을 기다린다거나 별 촬영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낯설고 힘겹게만 다가왔다. 그 가운데 제일 어려운 것은 밤 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계속 비춰오는 인공 빛(가로등, 자동차 불빛 등)이었다. 우리가 사는 삶의 자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빛이 밤에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결국 이로 인한 몇 번의 실패 끝에 내가 기대하는 밤하늘은 일상의 자리에서는 쉽게 마주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고심 끝에 본격적으로 완전히 어두운 밤하늘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호주 시드니 근교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이었다. 그곳은 호주의 대표적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시드니 도심지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곳이며, 주변 고도가 높아서 빛공해가 거의 없었다.
여러 번의 준비와 답사를 한 뒤 도착했던 그 날, 낮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노을빛의 향연을 마주하고 난 후, 점차 어둡고 적막한 하늘에서 하나씩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무수한 별과 은하수. 환상적이다 못해 경외심으로 인한 두려움이 내 영혼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밤하늘은 내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구나!’
글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본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