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생 나눔을 실천해온 서울의 한 음식점 대표.
지난 달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하느님 품에 안겼을 고인을, 가족은 물론 지인과 신자들이 깊은 그리움에 잠겨 있습니다.
서울 청담동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며 펼쳐온 사랑 나눔과 모범적인 신앙생활은 본당 공동체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고 문동남씨의 사연, 이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서울 청담동성당에서 봉헌된 고(故) 문동남씨 장례미사.
레지오 마리애 ‘선지자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이었던 문씨의 장례미사는 레지오장으로 치러졌습니다.
단원들은 물론 문씨를 아는 많은 신자는 갑작스런 문씨의 선종에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35년 전 문을 연 음식점 청숫골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음식 나눔과 기부로 지역사회와 교회를 빛내온 문씨.
화장 대신 시신기증을 택한 고인은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눈 신앙인이었습니다.
특히 가족들은 가족보다도 어려운 이웃을 더 생각하는 문씨에게 서운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문태일 스테파노 / 故문동남씨 장남>
“떡 하나도 우리 교우 어려운 사람 줘야지 우리 가족 입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너희들은 먹고 살잖아. 이런 식이셨고. IMF가 왔을 때에도 가게가 (어려워져서) 문을 닫아야 되는데 우리가 데리고 있는 직원들 살려야 된다고 해서 그걸 쪼개고 쪼개서. 근데 가족 구성원 입장에서는 서운했죠.”
문씨는 이주여성쉼터 ‘벗들의 집’에 백일상 음식을 지원해 잔치를 열어주는가 하면, 해마다 꾸준히 지역 사회 홀몸어르신과 미혼모 가정 등에 삼계탕을 나눔에도 앞장서왔습니다.
어느 날엔 식당에 있던 쌀가마니를 도둑맞았지만, 문씨는 “가져갈 만한 상황이니 가져갔을 것”이라며 경찰에 신고하려던 가족들을 만류했습니다.
이러한 꾸준한 나눔은 구청장을 비롯해 서울시의회 등 지역사회에서도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동안 문씨와 아내가 함께 받은 표창장과 감사패는 수십 개가 넘습니다.
40년 가까이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해온 문씨는 선교에도 앞장서온 적극적인 신앙인이었습니다.
늘 밝고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따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차재성 파비아노 / 서울 청담동본당 ‘선지자의 모후’ Pr. 단장>
“늘 사람 만날 때마다 입교 권유를 하셨고 (레지오) 입단 권유도 하시고 정말 제가 옆에서 볼 때 지겨울 정도로 그렇게 소개도 하시고. 결국 여러 사람들을 우리 레지오에 모셔오기도 하고 성당에 입교시켜서 세례도 받게 해주시고…”
이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맞이한 위령성월.
아내는 남편이, 아들은 아버지가 몹시 그립습니다.
<문태일 스테파노 / 故문동남씨 장남>
“(아버지의 선종으로) 많은 것을 느꼈고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 느끼고 있는데요. 항상 저희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 많이 해주시고 지켜만 봐주십시오.”
<박숙희 엘리사벳 / 故문동남씨 아내>
“우리 가정, 우리 스테파노 미카엘의 가정에도 은총이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고 언제나 기도하고 있으니까 여보 당신, 언제나 우리 지켜봐주시고 잘 계시면 나도 또한 당신처럼 갈게. 여보 사랑해!”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