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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주교교류모임 25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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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식민통치라는 뼈아픈 역사의 기억을 두고 때로는 우호선린의 관계로, 또는 여전히 적대적 관계 사이를 오가고 있다. 최근 일본 도쿄대교구에서 열린 제25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은 이러한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 교회와 국가의 참되고 온전한 화해의 여정을 위해 노력해온 발자취를 담고 있다.

한국과 일본 주교단이 교류모임을 시작한 계기는 올바른 공동의 역사 인식을 정립하자는 것이었다. 1996년 일본 도쿄에서 양국 주교들이 만나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를 가진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일제의 식민지배 역사에 대한 양국의 공동 인식은 현재와 미래의 양국 관계를 바르게 이끄는 과제이고, 그 역사를 후세에 어떻게 전하는가 하는 문제는 양국 관계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이후 25년 동안 이어진 교류모임은 공동의 역사 인식을 위한 노력을 넘어 양국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 세계평화의 중요한 축이 되는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 교회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정의평화 운동 등으로 확대됐다. 더불어 주교들 간의 교류모임은 양국 신자들 간의 교류로까지 이어짐으로써 교회의 영역을 넘어 양국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오늘날 동북아에서의 정치와 군사적 긴장 상황이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친교와 일치를 위한 여정으로 이어져온 주교교류모임은 한일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평화의 모범적 사례다. 힘의 우위로써만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둔 친교와 화해의 노력만이 참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임을 교류모임은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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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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