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원교구 북수동본당이 설립 100주년을 맞아 기념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본당의 역사와 함께한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은 지난 10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감사와 기쁨을 나눴습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다시 첫 마음으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모범적인 공동체가 되기"를 기원했습니다.
윤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0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합니다.
어르신 신자들의 눈빛에선 주님을 향한 세월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방주 모양의 성당.
성당 입구에 들어서면 수원 순교자 현양비가 눈에 띕니다.
수원 성지를 품고 있는 성당, 바로 설립 100주년을 맞은 수원교구 북수동본당입니다.
100년 전 당시 이름은 수원본당.
수원 시내 최초로 설립된 본당 공동체입니다.
4대 주임 뽈리 데시데라도, 한국명 심응영 신부가 프랑스로부터 원조를 받고 사재를 털어
1932년에 지은 수원지역 최초 고딕성당입니다.
뽈리 신부가 부인들로 구성된 명도회, 청년신심 단체인 돈보스코회, 어린이 교리반을 만들어 전교에 힘쓰면서 본당 발전의 전기를 이뤘습니다.
지금의 북수동성당은 고딕양식의 건물을 헐고 1979년에 새로 지은 겁니다.
북수동본당 공동체는 일제 치하 암흑기와 6·25 전쟁 등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수원 지역 선교와 사도직 활동, 교육 사업에 지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미사를 주례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북수동본당이 수원 지역의 종갓집으로서 어머니 본당의 역할을 해왔다고 자긍심을 일깨웠습니다.
<이용훈 주교 / 수원교구장>
"복수동성당은 고등동성당을 필두로 많은 본당을 분당한 수원지역 천주교회의 명실공히 종갓집으로서 그 어머니 역할을 유감없이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2천년 대희년에 수원 순교 성지로 선포되면서 성지 개발과 함께 성지 본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이용훈 주교 / 수원교구장>
"100년을 넘어 다시 첫 마음으로, 100년의 시간을 넘어 영원으로라는 표어처럼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며 북수동 본당 공동체의 꿈과 기도가 이 땅에서 구현되기를 빕니다."
북수동본당 주임 최진혁 신부는 설립 100주년 기념미사에 함께한 역대 주임과 보좌 그리고 본당 출신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진혁 신부 / 수원교구 북수동본당 주임>
"저와 본당 신자들은 오늘 100년의 역사에 한 점을 찍을 뿐 그 수많은 점들을 찍어주신 모든 분들이 오늘의 주인공이고 이 복된 순간을 만드신 분들임을 잊지 않고…"
제12대 주임으로 사목했던 최경환 신부는 46년 전 당시를 회고하며 설립 100주년을 맞은 기쁨을 신자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최경환 신부 / 제12대 북수동본당 주임, 성사전담사제>
"본당 설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뜻으로 이 성당이 터져 나가도 괜찮으니까 성당이 터져 나갈 정도로 박수 한번 크게 쳐주시기 바랍니다."
미사에선 전 신자가 필사한 성경과 100주년 기념사 초고가 봉헌됐습니다.
아울러 본당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한 신자들과 신심 단체 대표들에겐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축복장을 비롯해 감사패와 공로상이 수여됐습니다.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은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선창으로 요한복음 14장 31절의 말씀을 함께 외치며 새로운 100년의 시작을 다짐했습니다.
"자, 일어나 가자!, 자, 일어나 가자!. 자, 일어나 가자!"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