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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의 유혹

[월간 꿈 CUM] 꿈CUM 묵상 _ 예수의 일생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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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제주 성이시돌 목장 새미은총의 동산 조형물)
사진을 보시죠. 오른쪽에 멋있는 옷차림의 남자가 왕관을 들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왼쪽에는 초라한 행색의 남자가 지팡이에 의지한 채, 왕관을 든 남자를 올려보고 있습니다. 성경의 어떤 장면을 형상화한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마태 4,1-11 참조) 

자! 이제 당시 상황 속으로 들어가 보죠. 오른쪽의 잘생긴 남자가 마귀이고, 왼쪽의 초라한 분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신 후 광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40일간 단식을 하십니다. 

이때 마귀가 짠! 하고 나타납니다.

마귀에게는 이름이 많습니다. 한 글자로 표현하면 악(惡), 두 글자로 하면 악마, 사탄 등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글자로 하면? 나쁜 놈, 유혹자, 사기꾼이 됩니다. 사기꾼의 특성의 무엇일까요. 사기꾼들은 일반적으로 멀쩡하게 잘 생긴 데다 말도 잘합니다. 저처럼 말이죠.^^ 인상이 험악하고,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기를 잘 치지 못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세요. 사기꾼 마귀는 옷도 잘 차려입었고, 잘 생겼습니다. 

지금 예수님에게 사기를 치는 중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사기에 넘어가시나요? 아닙니다. 만약 나였으면 바로 사기에 걸려들었을 텐데, 예수님은 단호하십니다. 한방에 사기꾼을 쫓아내십니다.

이 사기꾼은 어떤 달콤한 말로 예수님에게 사기를 치나요? 돌을 빵으로 만들라고 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보라고 하고, 자신에게 절을 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재물, 권력, 명예를 각각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40일 동안 단식을 하시며 삶의 진정한 진리에 대해 깊은 기도를 하셨습니다. 인생의 참 진리, 참 행복에 대해, 그 행복을 세상에 어떻게 전해야 할지에 대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마귀가 나타나 “내가 지금 참 행복을 알려줄께”라며 유혹을 합니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넌 행복해질 거야”라고 합니다.

마귀는 가장 먼저 재물을 주겠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인간적인 욕구, 즉 식욕과 성욕, 물욕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충족되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며 자신을 따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사기에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다음으로 마귀가 제안한 것은 권력입니다. “너는 권력을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어. 내가 그 권력을 줄게. 권력만 있으면 행복해질 거야”라고 유혹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웃기지 마. 이 사기꾼아” 하며 단호히 물리치십니다.

세 번째 유혹은 명예입니다. 마귀가 말합니다. “재물도 권력도 싫어? 그럼 내가 명예를 줄게. 그럼 행복해질 거야”라고 합니다. 이때도 예수님은 단호하십니다. 사기에 절대로 걸려들지 않으십니다.

만약 나라면 바로 사기에 제대로 걸려들었을 겁니다. 재물과 권력, 명예를 가진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모든 것이 참 행복을 선물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사기꾼 마귀가 제시하는 길에는 행복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끝에는 불행이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죽음이 있습니다. 광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둠이 있습니다. 마귀 사기꾼의 사기에 걸려들어 졸졸졸 따라가다 보면 종내에는 어둠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예수님은 당당하게 말씀하십니다.

“이놈아! 난 너하고 안 갈란다. 왜? 거기에는 생명이 없어. 빛이 없어. 너하고 가는 길은 길이 아니야. 내가 길이요, 내가 진리요, 내가 생명이다.” 

예수님은 참 생명의 길, 참 행복의 길을 걸으신 분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길을 따르겠습니까. 겉으로 초라하게 보이는 예수님을 따르겠습니까. 아니면 번지르르하게 차려입은 잘생긴 사기꾼의 말을 따르겠습니까.

예수님을 따라갈 때 참 빛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길에 생명이 있고 참 행복이 있습니다. 이 행복을 조금이라도 맛본 사람은 절대로 사기꾼의 달콤한 말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글 _ 안성철 신부 (마조리노, 꿈CUM 지도신부, 성 바오로 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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