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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_밤하늘을 기다리다 (2)

[월간 꿈 CUM]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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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 뉴질랜드 남섬 촬영

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수없이 많은 밤을 찾아 기다리다 보니 자연스레 밤이라는 시간에 익숙해지고 또 친해지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겁이 참 많았다. 물론 이런 모습은 성인이 되면서 다소 안정이 되었지만, 아직도 가끔 어두운 곳을 홀로 지나갈 일이 생기면 조그만 소리에도 긴장하거나 깜짝 놀란다. 그래서 완전한 어둠 속에서 별을 바라보기 위해 호주 블루마운틴에 갔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나 겁 많은 사람인데, 무슨 용기로 여기까지 왔지?’ 

오랫동안 밤은 나에게 두려움의 시간이었는데 놀랍게도 설렘을 동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밤하늘 아래 무수히 많은, 그래서 금방이라도 내 머리 위로 쏟아질 것만 같은 수많은 별과의 만남은 하느님과 아브라함이 맺은 계약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대마젤란과 소마젤란 은하, 뉴질랜드 남섬 촬영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너희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창세 15,5)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주님께서 약속하신 새로운 터전을 향해 기나긴 여정을 떠났던 아브라함, 그런 그에게 밤은 과연 어떠한 시간으로 느껴졌을까?

어쩌면 아브라함에게 있어 그 시간은 별을 볼 수 있는, 다시 말해 하느님과의 거룩한 계약을 항상 상기시켜주는 ‘기억과 희망’의 시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글·사진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본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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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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