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코로나19 시기와는 조금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앙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에게는 새로운 방향과 신선한 형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기쁘고 활력 있게 하시는 신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지난 2021년 10월 10일부터 시작된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여정에 따른 본당 시노드의 경청 과정에 참여했던 신자들입니다. 그분들은 하나같이, 본당 시노드 모임 초기에는 ‘시노드’라는 단어나 ‘시노달리타스’라는 말 자체가 어렵고, 우리 신앙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느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모임을 통해서 자신들의 신앙을 나누고, 서로가 서로의 나눔을 경청하면서, 신앙의 기쁨이 무엇이고, 신앙 공동체의 활력을 이룬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체험하게 되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마치 ‘신앙의 속풀이’를 하듯, 하느님 안에서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이웃의 이야기와 하소연을 들으면서, 그 안에 싹트게 되는 신앙의 기쁨과 매력, 그리고 믿음 안에서의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앙은 그저 배우고 의무감을 채우는 것만이 아닌 하느님 안에서 서로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는 과정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나누는 것임을 느끼며, 보다 더 큰 신앙의 폭을 가질 수 있었다는 증언들을 해주었습니다.
시노드의 정신을 말하는 ‘시노달리타스’는 모두가 함께 걸어가면서, 모두가 함께 신앙 공동체인 교회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앞으로의 교회가 시노달리타스에 기초한 모습의 교회가 되기를 바라십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가톨릭교회 곧, 전 세계 모든 본당에서 노력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교구는 2024년을 살아가면서 모든 본당과 기관에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인 시노드를 더욱 구체적으로 실천하면서 새롭고 신선한 신앙의 활력을 느끼며 2025년의 ‘희망의 순례자’ 희년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희망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것은 기도 안에서 시작됩니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성체 앞에서 기도하는 그 자체가 희망을 향해 걸어가는 시작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노력하였던 모든 모임 전 15분 성체조배 운동에 더욱 매진하도록 합시다.
2. 희망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것은 경청 모임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본당에서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경청 모임을 실시하다 보면, 친교와 사랑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됩니다.
3. 희망을 향해 걸어가는 것은 성령께서 이끄시는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개인 기도를 통해 성령께 귀 기울이고 공동체 안에서 경청하는 이 성령의 역동성은 교회 울타리를 넘어 모든 이들 안에 계신 성령을 체험하게 하실 것입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