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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언젠가 노인이 된다 /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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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미’, ‘틀딱충’, ‘연금충’. 할매미는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말하는 노인을 말하고, 틀딱충은 틀니에서 딱딱 나는 소리에 벌레를 더한 말이다. 연금충은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에 벌레를 대입시킨 것이다. 모두 노인을 향한 혐오 표현이다.

한국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노인 학대는 노인에 대한 사회의 이런 편견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보건복지부 ‘2020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노인 학대 발생 장소의 88가 가정이다. 한 여성청소년과 경찰관은 노인 학대 피해 노인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가족인데 어떻게 신고하냐, 그냥 참겠다’라는 말이라고 했다. 자신만 희생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여겨 신고도 주저한다고 했다. ‘자신이 잘못해서, 자신이 늙어서, 자식에게 부담을 줘서’ 등 이유로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가스라이팅’이 노인 학대에서도 일어나는 모습이다.

2022년 서울시 연령대별 자살률을 보면 80대 이상이 17.5로 가장 높다. 하지만 ‘살 만큼 산 나이다’라는 인식에서 노인 자살은 주요 관심사를 벗어난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노인이 된다. 지금 그들의 장래가 밝지 않다면 나와 우리의 노후도 밝지 않다는 의미다. 노인을 향한 비하, 혐오, 폭력이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올 수 있다.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한국 사회에서 ‘나이 들면 쓸데없다’는 노인 혐오, 노인 학대는 풀어야 할 과제다. 노인을 한 사람으로 존중하며 바라보는 시선과 세대 공감이 교회 안에서부터 구체적인 사목적 노력으로 더해지기를 바란다.
이주연 미카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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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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