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 사회복지의 구심점이자 정부와의 공식 소통 창구가 될 ‘사단법인 한국카리타스협회’가 1일 출범했다.
한국카리타스협회는 이날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법인 회원 75개 중 69개가 참여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아울러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조규만(원주교구장, 재단법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주교를 초대 이사장으로, 정성환(서울대교구,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신부를 상임이사로 선출했다.
한국카리타스협회는 △공동선을 이루기 위한 대정부 소통 창구의 필요성 △한국 가톨릭 사회복지계의 연대성을 이룰 구심점에 대한 요구로 탄생했다. 한국 교회는 지역별·교구나 수도회별·단체별로 사회복지 사업을 각기 수행하고 있다. 이에 각 시설과 법인은 지방자치단체마다 법령과 지침이 달라 소통과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몇 년간 개정된 법과 정책도 가톨릭 사회복지시설을 규제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정부가 한국 사회를 위해 애쓴 가톨릭 사회복지 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관리의 대상으로만 여겨온 탓이다.
이에 한국카리타스협회는 장차 전국 103개 가톨릭 사회복지 관련 법인과 1297개 산하 시설·종사자 2만여 명을 대표해 정부와 대화하고, 이들이 ‘카리타스’ 정신과 가치에 맞는 사업을 펼치도록 도울 방침이다. 또 가톨릭 사회복지의 선한 영향력도 회복할 계획이다.
협회는 이날 창립 선언문을 통해 “대사회적으로 가톨릭 사회복지계의 옳고 선한 목소리를 내고, 내부적으로 가톨릭 사회복지 시설 모두가 ‘카리타스’의 고유성에 맞는 사업을 펼치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며 “카리타스 정신과 가치로 재무장하는 것이 한국 사회복지 사업을 선도하는 대안이며 변함없어야 할 카리타스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카리타스협회 이사장 조규만 주교는 창립총회에서 “교회는 예수님 가르침을 따라 ‘카리타스(사랑)’라는 간판을 걸고 많은 복지단체를 운영해왔지만, 오늘날 사랑에 무감각해졌다”며 “사랑은 떠나고 업무만 남은 듯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사도 바오로가 말한 사랑의 정의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사회복지 업무를 한다면 ‘자기 복지’에 빠지지도, 사제와 수도자들이 ‘중간 관리자’로 전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사랑만은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협회 중추 역할을 할 전문 위원회 이사도 선출됐다. △정책이사 김봉술(전주교구) 신부 △교육이사 김성우(청주교구) 신부 △윤리이사 최광경(대구대교구) 신부다. 아울러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교구 사회복지법인 대표 이사 15명과 남녀 수도회 장상연합회 대표 2명은 당연직 이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