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1월 30일부터 2주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리고 있다. 198개국에서 7만 명에 달하는 각국 정상 등 대표단이 모였다. 1994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발표한 이듬해부터 해마다 한 차례씩 열었던 당사국총회 중 이번이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총회에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처음으로 ‘전 지구적 이행점검’ 결과가 발표된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도록 노력하자’는 파리협정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 각국의 노력이 평가를 받는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의 ‘전 지구적 이행점검 종합보고서’를 바탕으로 결정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총회의 목표 중 하나다. 이 결정문이 앞으로 계획에 얼마나 규제로서 작용하고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환경 파괴는 하느님에 대한 범죄일 뿐 아니라 개인적이면서도 구조적인 범죄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메시지를 통해 “환경 파괴는 모든 인류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세대 간 갈등을 촉발하는 범죄”임을 상기시켰다.
기후 변화는 너무 거대하고, 일상의 실천과 인식 변화를 위한 운동은 미미해 보인다. 기후 변화의 피해는 전 지구적으로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다. 원주민들이 산림 파괴, 물ㆍ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이미 그 증거다. 우리는 이들에게 생태적 빚을 지고 있다. 모두가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고 부르짖지만, 평소대로 먹고 마시고 소비한다. 이 총회가 개인적이면서도 구조적인 환경 파괴라는 범죄의 사슬을 끊게 하는 생태적 삶을 위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