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꿈 CUM] 노호영 신부의 사진 이야기 - 어둠 속 별을 바라보며, 따라가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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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나라에서 천체 사진을 찍으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 서는 별 사진을 제대로 촬영하기가 더 어렵고 힘들게 여겨질까’ 하는 점이다. 도시의 빛 공해도 촬영에 있어 큰 부담이 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점은 맑고 깨끗한 하늘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별 사진을 찍게 되면서 조금 더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다른 대륙과 비교하면 대륙성기후와 해양성기후의 큰 영향으로 기온 차가 심하고 여름에는 다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대기 중에 습도가 높고 구름이 잘 형성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잘 생각해보면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나 은하수를 촬영할 수 있는 때가 보통 4월부터 늦어도 10월까지인데 그 시기는 구름이 우리나라 쪽으로 많이 형성되어 향해 온다. 또 여름에는 긴 장마 기간도 있다. 그래서 별쟁이 사진가들이 한 번쯤은 몽골이나 호주, 중남미 등 건조하고 맑은 하늘이 자주 펼쳐지는 지역에 가서 촬영하는 것을 꿈꾼다.
예전에 하늘을 배경으로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는 구름이 없으면 사진 자체가 너무 밋밋해서 재미없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일부러 뭉글뭉글한 구름이 지나가는 순간을 맞춰서 찍을 때도 있었는데 사진의 주제가 달라지자 이제 구름은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어쩔 수 없는 내 간사한 마음으로 인해 구름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한동안은 어쩔 수가 없다. 다시 구름 없는 밤하늘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글·사진 _ 노호영 신부 (미카엘, 대전교구 고덕성당 주임)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신부. 8년 전부터는 자연 속의 경이로운 순간들, 특히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쫓아다니며 하느님의 피조물을 촬영하고 정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제13회 ‘서울시 빛공해 사진공모전’ 최우수상, 제26회·제28회 ‘천체사진공모전’ 금상 및 우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