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미사 전례 중 사제가 바라보는 방향을 놓고 분열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논쟁을 중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12월 7일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인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나는 누구도 파문(excommunicated)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성찬 전례를 둘러싼 논쟁을 끝낼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전에도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에 전례 논쟁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몇 차례 보냈고, 지난 8월에는 전 교황청 동방교회부 차관 키릴 바실 대주교를 특사로 파견했다. 하지만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 일부 사제들은 교황 서한과 특사의 공신력(authenticity)을 의심하며 교황의 화해 노력에 협조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교황은 12월 7일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제 누구도 교황의 생각에 의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주님의 이름으로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의 선익과 우리 교회의 선익을 위해 지금까지의 분열을 치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교황청도 같은 날 교황이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수장인 조지 알렌체리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고 교황이 알렌체리 추기경의 사임을 수용한 사실을 밝혔다.
알렌체리 추기경과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 교구장 서리 앤드루스 타자스 대주교는 전례 논쟁이 계속 진행 중인 와중에 12월 7일 사임했다.
그러나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 홍보국장 조세 바일리코다스 신부는 “두 성직자의 사임은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교구의 책임자로서 부당하고 불성실한 자세가 절정에 달했다”고 비난했다. 모든 미사 전례에서 전통에 따라 사제들이 신자들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구 지도자들과 대립해 온 ‘투명운동기구’(Movement for Transparency) 관계자들은 “우리 교구가 암흑 시대(dark ages)의 끝까지 온 것 같다”면서 “아직 논쟁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교회 지도자들이 전통 방식의 미사를 채택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