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가 레바논과 시리아의 가톨릭 학교에 내년까지 260만 유로(한화 약 37억 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레바논ㆍ시리아의 가톨릭 학교 76곳의 가난한 그리스도인 학생 1만 6000명의 등록금 지원, 교사 급여, 국공립 학교 종교교사 보조금, 교내 태양광 패널 설치 지원금 등이 포함됐다. 레바논은 2019년 금융위기와 이듬해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 등으로 인구의 70가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시리아 역시 전쟁, 제재로 인구의 9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ACN은 가톨릭 학교의 운영 중단이 국가에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우려했다. ACN은 “가톨릭 학교의 위기는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아이들에게 한 가지 이념만 주입할 것이고, 극단주의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ACN 레바논 프로젝트 공동책임자 마리엘르 보우트로스는 “경제난으로 학부모들이 학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고, 정부 보조금도 끊겼다”면서 “학교들은 수도ㆍ전기 요금도 내지 못해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라고 전했다.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교회 소속으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알리아야 학교를 운영하는 엘리아스 누세이르 대표는 “전쟁 이전엔 시리아에 약 150만 명의 그리스도인이 있었지만, 현재는 20만 명뿐”이라며 “전쟁 속에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돕기 위해서라도 학교 지원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ACN 한국지부(지부장 박기석 신부)는 어려운 상황에도 믿음을 지키는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을 돕고자 3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2023 ACN 대림ㆍ성탄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을 통해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성요셉성당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를 도와 300여 명이 먹을 1년 치 식사비(1인당 약 36만 원)를 지원하고 시리아 어린이에게 겨울점퍼 2만 8000여 벌을 전하는 등 총 6억 6800만 원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ACN 한국지부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그리스도인을 위해 19만 유로(한화 약 2억 7000만 원)를 지원하고자 관심 있는 이들의 후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