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 울산대리구가 ‘빛·소금 의료지원운동’을 통해 지난 4년여간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 1500여 명에게 9억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회가 병원 250여 곳, 후원자 1000여 명과 함께 한마음으로 이룬 자선의 결실이다.
‘빛·소금 의료지원운동’은 치료비 문제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주민, 극빈층, 탈북민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울산대리구의 대표 ‘생명 운동’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초 시작해 만 4년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 지향을 실천하며 이름대로 이웃의 빛과 소금이 됐다. 대리구, 병원과 의료진, 후원자가 삼박자를 이뤄 연중 자선을 행하는 사목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빛·소금 의료지원운동의 핵심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 특히 외국인의 경우 ‘외국인 수가’가 적용돼 국민 치료비보다 2~3배 높다. 감당하기 어려운 치료비가 고스란히 본인 부담이 되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에는 울산가톨릭의사회를 중심으로 2차(2곳)ㆍ3차(1곳) 병원을 포함해 지역 병원 250여 곳이 함께하고 있다. 수술과 입원 등 핵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2·3차 병원들은 보험이 적용된 치료비를 책정해 지원하고, 1차 병원에서는 일반 진료와 시술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1531명이 혜택을 받아 생명과 희망을 다시 길어올렸고, 감사 후기는 수없이 쌓였다. 총 지원금은 8억 6600만 원에 달한다.
울산대리구는 지난 1일 울산 복산성당에서 후원자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코로나19 탓에 올해 처음 개최했다. 울산대리구장 김영규 신부는 감사 미사에서 빛·소금 의료지원운동을 ‘기적’이라 칭하며 “의료진, 후원자 모두의 노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안정적 재원 확보가 운동을 이어갈 힘이다. 치료비가 천차만별인 데다, 이들의 어려움은 지속되기 때문이다. 운동 실무를 담당하는 울산대리구 사회사목 담당 차광준 신부는 “빛·소금 의료지원운동은 소외된 이웃에 ‘의료적 돌봄’을 제공하며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활동”이라며 “아픈 이웃은 늘 우리 주변에 있기에 그들과 함께할 것이며, 운동이 더 널리 알려져 많은 분이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