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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선 실천은 주님께 행하는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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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가 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지내온지도 40년 됐다.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예수님 말씀을 실천하는 자선은 사회 전반 깊숙한 곳까지 더욱 퍼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이웃과의 대화도 사라지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의 희망도 줄었으며, 나 홀로 1인 가구가 많아질수록 나만 생각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도심 곳곳 거리에 헐벗고 굶주린 이들에게 뻗어야 할 손도 꽁꽁 얼었고, 내 상황이 힘들어 주님께서 주신 뱃속의 태아도 마음대로 생사를 선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쿵쾅거리는 윗집엔 대화보다 폭력이 앞서고, 나를 키워준 부모를 바라보는 시선마저 얼음장이 된 지 오래다. 이념 탓에 세대와 계층 간 관계도 얼었다. 모두 사건ㆍ사고 뉴스를 장식하는 우리네 모습이다. 어느 한 곳 따뜻한 구석을 찾기 어렵다.

자선은 온기다. 내가 가진 무언가를 나눌 때 신기하게도 이내 따뜻함이 생긴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 나눔도 좋지만, 각자 얼어붙었던 생각을 녹이고 스스로 마음을 데워 다가가는 것도 자선일 수 있다. 나의 존재가 소중하듯 이웃의 존엄과 상황을 깊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활 속 자선이 될 수 있다.

자선은 동시성을 필요로 한다. 가까이는 가족의 요청부터 직장과 주변의 어려움이 보일 때 ‘즉시’ 손을 건네는 것이 자선의 의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자선은 드러나지 않을수록 빛을 더한다. 그분께서 아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누는 마음인 자선은 실제 주님께 행하는 선행이다.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마태 25,46) 새해엔 끊임없는 자선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데워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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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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