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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막오른 총선, 누구의 이웃인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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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대 총선을 향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달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습니다.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자는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후보자들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총선 승리를 꿈꾸는 이들은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고 한 표를 호소합니다.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려 노력합니다. 또 자신과 친한 이들을 소개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정치인이 곁에 누가 있는지 보면 그 정치인의 됨됨이를 살필 수 있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을 찾았습니다. 세계박람회 유치가 무산된 후 지난 6일, 윤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개총수들과 부산의 시장을 방문했습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떡볶이를 나누어 먹으며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친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친분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은 부산을 확실히 발전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잘못된 만남으로 곤혹을 치른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만났습니다. 교회 강단에 오른 원희룡 장관에게 정광훈 목사는 “간증 잘한다.”며 칭찬했다고 하지요. 여기에 영화 ‘서울의 봄’흥행으로 소환된 원 장관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큰 절 하는 일도 있습니다. 당시 원 장관은 전 대통령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하신다.”며 “여러 가지 조언도 들었다.”는 소감을 말했습니다. 나중에 비난이 커지자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말입니다.

여기에 자신은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대표를 사퇴했습니다. 일명 윤핵관의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하루 만에 이루어진 사퇴였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사퇴에 “많은 분이 만류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의 총선 승리가 너무나 절박한 명령이기에” 사퇴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지명하다시피 당 대표를 맡았던 김기현 대표였습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이번 사퇴를 희생양 또는 토사구팽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이런 분주한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동자이며 시민인 유권자들입니다. 태안 화력발전소 김용균, 현장실습 중 사망한 이민호 군, SPC에서 사망한 노동자를 비롯하여 지금도 묵묵히 자신의 일터로 향하는 우리 노동자 시민들 말입니다. 정치인들은 친윤, 반윤, 친명, 반명 거리고 있지만, 진짜 이번 선거의 주인공인 유권자 시민들과 친하다는 이들은 찾기 힘듭니다.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10,29) 신약성경 착한 사마리아인 비유에 나오는 이 질문은 지금 선거운동을 시작한 예비후보자들에게 드리는 시민들의 질문입니다. 내년 총선에서 투표를 할 시민들이 고민할 질문이기도 하며, 유권자가 후보자에게 보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이웃이 되고 싶은지 묻는 겁니다. 질문에 바른 답을 한 후보자를 찾은 시민들은 투표장으로 향할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막오른 총선, 누구의 이웃인지 묻는다>입니다. 총선을 통해 시민의 머슴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힘 있는 이들보다는 약하고 어려운 이들의 이웃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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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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