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향을 떠나온 북한이탈주민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며 미리 성탄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마련한 성탄제가 지난 주말 열렸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빨간 망토를 두른 어린이들이 목청껏 캐럴을 부릅니다.
산타클로스의 등장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갑니다.
<산타 클로스>
"여기가 친구들이 모여있는 데가 맞나요?"
산타클로스가 나눠주는 선물을 받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어린이들.
<성탄제 참가 어린이>
"(기분 오늘 어때요?)"
"너무 좋아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성탄제를 열었습니다.
성탄제에는 북한이탈주민 가족들과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그룹홈 아이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통기타에 맞춰서 노래도 배우고, 마술쇼 등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올해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고, 내년 한 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적은 소망카드는 미사 중에 봉헌됐습니다.
서울대교구 민화위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고향을 떠나 숱한 시련을 겪고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격려를 보냈습니다.
정 신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충실히 살아가야 할 이유는 다시 만날 가족들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수용 신부 /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오늘도 우리는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왜 내가 내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까. 이렇게 광야 같은 곳에서라고 생각을 해보면, 언젠가 만나게 될 우리의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는 고향사람들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이날 북한이탈주민들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북녘에 있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북한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숨은 신자들에게 하루빨리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며"
<북한이탈주민>
"오랜 세월 동안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 살고 있는 북향민들에게 가족의 상봉의 기쁨을 허락하여 주시고, 북한에 있는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소서"
미사 후에는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순택 대주교와 북한이탈주민들이 만찬을 즐기며 성탄 인사를 나눴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